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개인사업자... 채무조정, 전년 대비 69.3%↑
은행권,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119로 1.5조 채무조정...만기연장, 이자감면, 이자유예
가파른 물가상승과 내수침체로 존폐 위기에 내몰린 개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권이 시행한 상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채무조정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119'를 통해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에게 총 1조5414억원의 채무조정을 지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9.3% 늘어난 규모다.
채무조정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개인 사업자들의 금전 상황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렵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만기 시점에 채무상환이 어렵거나 연체(3개월 이내) 중인 개인사업자에게 만기연장, 이자감면, 이자유예, 대환대출 등으로 상환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61%로 2년전 0.17%와 비교해 3.6배 뛰었다. 그 만큼 불경기로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은 7월 이후에도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43조2000억원보다 1.6% 증가했다. 한은은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이 둔화했다고 밝혔지만 개인사업자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119의 유형별(중복 허용)로는 만기 연장이 1조1961억원(77.6%)으로 가장 많았다. 이자감면 8412억원(54.6%), 이자유예 833억원(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원 대상별로는 6~10등급의 저신용 차주 대출이 56.0%, 5000만원 이하 소규모 차주가 61.0%(건수)를 차지하는 등 주로 저신용 영세사업자 위주로 지원이 이뤄졌다.
한편, 은행별 '개인사업자대출119' 운영실적 평가 결과를 보면 대형은행에서는 국민은행이 종합 1위에 올랐다. 중소형 은행에서는 경남은행, 인터넷은행에서는 토스뱅크가 종합 1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