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바뀔 정책에 노동계 “노동권 보장·격차 해소 원년으로”

안지산 기자 2026. 1. 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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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2026 달라지는 정책 발표
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우려 쏟아내
“법 도입 취지대로 작동할지 지켜봐야”
‘2.7% 인상’ 최저임금 1월 1일 적용
“저임금 노동자 처우 개선 못 해” 비판
산재 반복기업 제재 강화에는 기대감
민주노총 조합원과 진보당, 사회민주당 의원, 당원들이 24일 국회 본청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가 2026년 한해를 노동권 보장·격차 해소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부터 달라지는 고용노동 정책'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핵심 정책으로 △노란봉투법 시행(개정 노조법 2·3조) △최저임금 1만 320원 적용 △산재 사망 반복기업 제재·산재 예방책 확대 방안 등을 소개했다.

2026년 달라지는 고용노동 정책 중 핵심은 노란봉투법이다.

지난해 9월 개정된 노조법은 올해 3월 10일 시행된다. 개정 노조법은 원청 사용자·하청 노동자 간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사용자성 확대 △교섭대상 확대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해석지침안을 내놓는 등 법 시행 이후 부작용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사용자가 불분명한 지위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며 "합리적인 하위 법령·지침으로 '진짜 사장'이 교섭에 응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개정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해석지침안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재원 전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개정 노조법은 시행 취지와 다르게 사용자로 하여금 교섭을 회피할 수 있는 내용을 일부 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원청 사용자·하청 노조가 교섭을 시작해 단협 체결까지 원만하게 진행되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만 신임 금속노조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금속노조 출범 25년이 되도록 산별·초기업 교섭을 이루지 못했다"며 "올해 노란봉투법 시행에 발맞춰 대기업·중소기업, 원·하청,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이는 핵심 계획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1만 320원으로 적용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2026년 최저임금 안내문. /연합뉴스

2026년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2.9% 인상된 1만 320원이다. 주 40시간 근무 때 유급 주휴를 포함한 월급은 215만 6880원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1만 30원으로 월급은 209만 6270원이었다.

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해 7월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6년 최저임금을 확정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외면한 수준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 요구는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외침이었다"며 "많은 노동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을 맞게 돼 암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에서 매듭 짓지 못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은 올해 최저임금위 핵심 안건으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훈(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동작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주택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불법하도급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부는 올 하반기 산재 사망 반복 기업에 엄정 수사와 더불어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겠다고도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해 9월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산재 반복 기업 제재책을 발표했다.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 제재적 성격의 과징금을 부여한다. 과징금 규모는 영업이익의 5% 이내다. 영업이익이 명확하지 않거나, 영업손실을 본 기업에는 하한액 30억 원을 적용한다.

노동부는 산재 예방을 위해 기업 경제적 제재 외에도 중대재해 수사 감독관 확충, 노동자 작업 중지권 확대 등을 예고했다.

송원근 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산재를 줄이려면 경제적 제재뿐만 아니라 예방에 필요한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경영계가 안전 책무를 다해 현장 노동자의 안전권을 보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신년 인사에서 "2025년 노동자·시민의 투쟁으로 정권을 교체했지만,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노동자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올해를 쟁취 원년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이밖에 올해 과제로 △기후변화·산업전환 과정 정의로운 전환 이행 △산재 처리기간 228일에서 160일로 단축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노동자 추정제도 도입 △이주노동자 숙련 인력 육성 위한 장기체류 계획 마련 △자율적 주 4.5일제 도입 지원 △임금체불 사업주 법정형 상향 △비수도권 청년 정착을 위한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우대 지원 등을 강조했다.

/안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