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3열 구조의 전기 SUV를 선보였다. '2027 TZ'로 명명된 이 모델은 기존 2열 전기 SUV인 RZ의 상위 모델로, 6인승 대형 패밀리카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렉서스가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TZ는 토요타 bZ 하이랜더와 동일한 TNGA 강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전장 5,100mm로 하이랜더보다 50mm 길며, 축거 3,050mm는 두 모델이 동일하다.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렉서스는 차체 설계와 내외장 전반을 독자적으로 재구성해 브랜드의 프리미엄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면부다.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을 막아버린 클로즈드 타입 프론트와 2단 구조의 스택형 LED 헤드라이트가 강렬한 첫인상을 만들어낸다. 각진 보닛 라인은 오프로드 성격이 강한 GX에서 차용한 요소로, 견고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로 보인다. 측면에는 22인치 휠이 기본 장착되며, 승차감이나 항속거리를 우선하는 소비자를 위해 20인치 옵션도 제공된다. 후면은 대형 루프 스포일러와 전폭 LED 테일램프, L자형 수직 방향지시등으로 마무리해 뒷모습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실내는 '이동하는 라운지'라는 콘셉트 아래 설계됐다. 1열과 2열 시트에는 통풍 기능과 전동 레그레스트가 적용되며, 3열 시트에도 소파형 쿠셔닝이 도입됐다. 3열까지 탑승자 편의를 세심하게 챙긴 점은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닌, 실질적인 상품성 강화로 평가된다. 2열과 3열은 원터치 폴딩을 지원해 적재 공간 확장도 간편하다.

대시보드는 신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대형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계기반이 중심을 이룬다. 하이랜더가 터치스크린 하단에 물리 버튼을 배치한 것과 달리, TZ는 평소에는 대시보드 속으로 숨어 있다가 사용 시에만 나타나는 방식의 터치 버튼을 적용했다. 질감이 살아 있는 볼륨 실린더와 함께, 기능과 심미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설계 의도가 엿보인다. 여기에 파노라믹 루프, 소프트클로즈 도어, 가변 엠비언트 라이팅, 21스피커 마크 레빈슨 오디오 시스템이 기본 제공된다. 내장재는 단조 대나무 인서트와 식물성 소재 울트라스웨이드 업홀스터리로 구성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방향성도 담아냈다. 안전 사양으로는 최신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4.0이 기본 탑재된다.

흥미로운 것은 소음 설계와 사운드 기능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렉서스는 TZ를 두고 LX를 포함한 전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정숙한 실내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가속 페달 조작에 연동한 합성 사운드를 실내에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뮤지컬 코드 시퀀스 모드와 함께, 렉서스의 전설적인 슈퍼카 LFA의 V10 엔진 사운드를 모사하는 모드도 제공된다. 대형 패밀리 EV에 슈퍼카 사운드라는 조합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의 감성적 유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렉서스의 의지로 읽힌다.

파워트레인은 전후륜 듀얼 모터 방식으로 최고출력 402마력(300kW), 최대토크 500Nm를 발휘한다. 하이랜더 최상위 사양을 넘어서는 수치다. 사륜구동은 다이렉트4 AWD 시스템을 통해 구현되며, 다이나믹 리어 스티어링과 노멀, 스포츠, 에코, 레인지, 리어 컴포트 등 5가지 주행 모드, 5단계 회생제동이 지원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은 5.4초이며, 최대 견인 능력은 1,588kg이다.

배터리는 76.96kWh와 95.82kWh 두 가지 용량으로 구성된다. 대용량 배터리 기준 EPA 인증 항속거리는 약 483km로, 하이랜더 대비 약 32km 짧다. 출력을 높인 결과로 발생하는 불가피한 절충으로 보인다. WLTP 기준 530km, 중국 CLTC 기준 640km로 인증됐다. 충전 규격은 북미 판매 모델에 테슬라 슈퍼차저와 호환 가능한 NACS 포트를 적용하고, 글로벌 모델에는 CCS2 포트를 탑재했다. 두 모델 모두 최대 150kW DC 급속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5분이 소요된다.



생산은 두 곳으로 나뉜다. 북미 판매 모델은 미국 켄터키주 조지타운 공장에서 하이랜더와 함께 생산되며, 유럽과 아시아 공급 물량은 일본 미야타 공장이 담당한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는 2027년 초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과 트림 구성은 올해 안에 별도로 공개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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