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붐비는 해수욕장은 피하고 싶고, 한적한 자연 속에서 여름을 만끽하고 싶다면? 충청남도 태안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여름철 유명 해변의 소란스러움 대신, 조용히 걷고 머무를 수 있는 두 곳, ‘뭍닭섬 해안 데크길’과 ‘파도리 해식동굴’이 지금 SNS를 중심으로 조용한 인기를 얻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여름의 낭만을 안겨줄 이 특별한 코스에서, 진짜 힐링을 경험해보자.
뭍닭섬 해안 데크길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위치한 뭍닭섬은 만리포해수욕장의 북쪽에 자리한 작은 섬이지만, 그 속에 숨은 매력은 결코 작지 않다.
섬은 육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띄엄띄엄 떠 있는 닭섬들이 파도를 막아주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도 이국적인 해안 경관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이곳의 핵심은 약 155m 길이의 해안 산책로와 180m 해상 인도교다.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걷는 이 짧은 코스는, 마치 바다 위를 유영하듯 가볍고 자유롭다.

나무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으며, 특히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데크길은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을 선사한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일몰 시간. 해가 수평선 아래로 스며들며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뭍닭섬은 순식간에 로맨틱한 영화의 한 장면으로 변한다.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산책, 도심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감성이 이곳에 있다.
파도리 해식동굴

더 특별한 자연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같은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파도리 해식동굴’을 추천한다.
이 동굴은 수천 년간 파도와 조류가 바위를 깎고 다듬으며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품으로, 바다와 절벽 사이에 숨어 있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동굴 내부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어둠 속에 환하게 열린 바다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구도 자체가 완벽한 ‘인생샷’ 프레임으로, 실제로 SNS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인기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곳은 반드시 ‘썰물 시간대’에 맞춰야 접근이 가능하다.
물때표 확인은 필수이며, 동굴 입구까지 이어지는 바위길은 미끄러울 수 있으니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이나 가벼운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공간이 협소한 만큼 다른 여행자와의 배려도 필요하고, 해옥 채취는 자연 보호를 위해 삼가는 것이 기본 에티켓이다.

뭍닭섬 해안 데크길과 파도리 해식동굴이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히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
여름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리지만, 이 두 곳은 여전히 비교적 한적함을 유지하고 있어 ‘쉼’을 위한 장소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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