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올해 강수량, 평년 60% ‘역대 최저’…남부지방 최악 가뭄
이미지 기자 2022. 11. 22. 13:36
전남 지역의 올해 강수량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남부 지방 평균 강수량도 50년 관측 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예상되는 강수량도 예년 겨울 강수량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여 당장 용수 부족은 물론 내년 봄 가뭄 걱정이 커지게 됐다.
전남 강수량 평년 대비 60.2%
기상청에 따르면 20일까지 올해 전남 지역 강수량은 805.5mm를 기록했다. 기상청이 전국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같은 기간 역대 최저치다. 이 기간 평년 강수량은 1340.1mm로, 올해는 평년 대비 강수량이 60.2%에 불과하다.
전남 지역뿐 아니라 남부 지방 전체적으로 비가 적게 왔다. 전남, 전북, 경북, 경남을 포함한 남부 지역 전체 평균 강수량은 857.0mm로 역대 최저 3위를 기록했다. 평년 강수량 1298.1mm의 66.1%다.
이에 남부 지방 각 지역에 용수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기준 전남 주암댐과 평림댐의 저수율을 각각 34%와 33%에 불과하다. 이 기간 강수량이 적은 것을 감안해 예년과 비교해도 평소의 60%, 52%에 불과하다. 광주의 주요 상수원인 동복댐의 경우 저수율이 29%까지 떨어진 상태다. 전남 신안, 완도 등 섬 지역에서는 주요 식수원인 저수지와 계곡수, 지하수가 고갈돼 식수 운반, 제한급수 등 비상급수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을 많이 쓰는 석유화학, 철강 업체가 다수 입주한 전남 여수 산업단지와 광양 산업단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와 산단 입주 업체들은 기존에 주암댐에서 공급받던 물 외에 섬진강에서 추가로 하천수를 끌어와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광주·전남·제주 지역에 가뭄 피해 확대를 막기 위해 일단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총 55억 원을 긴급지원한다고 밝혔다.
중부는 많은 비…지역별로 큰 편차
문제는 이런 가뭄 상황이 한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달 말까지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15일부터 12월 25일까지 전국 강수량은 37.6~51.3mm 정도로 예측됐다. 겨울철 일반적인 강수량이다. 하지만 여름철이라면 단 하루 새에도 쏟아질 수 있는 강수량이고, 현재 가뭄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렇게 겨울 가뭄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뭄은 그 해보다 그 다음 해에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가을부터 그 다음해 봄까지 강수는 적은 편이기 때문에 올해 가뭄이 내년 봄 가뭄으로 이어져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처럼 남부 지방 누적 강수량이 적은 이유는 여름 이후 중부 지방에만 큰 비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강수의 80~90%가 집중된다. 이 시기 오는 비가 한 해 강수량을 좌우하는 셈이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폭염의 원인인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 지방에서 오래 버티면서 장마전선을 비롯한 비 구름대가 중부 지방 위에서만 오르락내리락 했다. 이후에는 남부 지방을 덮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전선 가장자리에 생기는 비 구름대가 역시 남하해버렸다. 이후 대형 태풍 ‘힌남노’를 비롯해 몇몇 태풍이 남부 지방에 비를 뿌리기는 했지만 단기간에 그쳤다. 그나마도 전남 지역은 이 태풍마저 비껴갔다.
이에 20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 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1409.3mm. 평년 대비 110.6%로 가뭄인 남부 지방과 달리 중부 지방에는 오히려 평년보다 비가 더 많이 왔다. 중부와 남부 지방이 극명한 편차를 보인 것. 특히 서울·경기 지역의 경우 평균 1708.5mm가 내려 평년보다 33.2%나 비가 더 내렸다. 1973년 이래 강수량 상위 5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기후변화 영향…정부, 대책 마련에 부심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간 예상치 못한 편차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변화로 예기치 못한 기상 현상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 지방을 오래 잠식하고 있었던 것도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트리플 라니냐’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인데, 종종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3년 연속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밝힌 바 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위치한 서태평양 쪽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고기압이 발달하고 강수가 적어질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22일 관계기관과 함께 남부 지방 가뭄 대응대책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가뭄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며 기관 간 협조 체계를 독려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가뭄 상황이 한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달 말까지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15일부터 12월 25일까지 전국 강수량은 37.6~51.3mm 정도로 예측됐다. 겨울철 일반적인 강수량이다. 하지만 여름철이라면 단 하루 새에도 쏟아질 수 있는 강수량이고, 현재 가뭄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렇게 겨울 가뭄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뭄은 그 해보다 그 다음 해에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가을부터 그 다음해 봄까지 강수는 적은 편이기 때문에 올해 가뭄이 내년 봄 가뭄으로 이어져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처럼 남부 지방 누적 강수량이 적은 이유는 여름 이후 중부 지방에만 큰 비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강수의 80~90%가 집중된다. 이 시기 오는 비가 한 해 강수량을 좌우하는 셈이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폭염의 원인인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 지방에서 오래 버티면서 장마전선을 비롯한 비 구름대가 중부 지방 위에서만 오르락내리락 했다. 이후에는 남부 지방을 덮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전선 가장자리에 생기는 비 구름대가 역시 남하해버렸다. 이후 대형 태풍 ‘힌남노’를 비롯해 몇몇 태풍이 남부 지방에 비를 뿌리기는 했지만 단기간에 그쳤다. 그나마도 전남 지역은 이 태풍마저 비껴갔다.
이에 20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 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1409.3mm. 평년 대비 110.6%로 가뭄인 남부 지방과 달리 중부 지방에는 오히려 평년보다 비가 더 많이 왔다. 중부와 남부 지방이 극명한 편차를 보인 것. 특히 서울·경기 지역의 경우 평균 1708.5mm가 내려 평년보다 33.2%나 비가 더 내렸다. 1973년 이래 강수량 상위 5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기후변화 영향…정부, 대책 마련에 부심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간 예상치 못한 편차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변화로 예기치 못한 기상 현상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 지방을 오래 잠식하고 있었던 것도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트리플 라니냐’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인데, 종종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3년 연속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밝힌 바 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위치한 서태평양 쪽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고기압이 발달하고 강수가 적어질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22일 관계기관과 함께 남부 지방 가뭄 대응대책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가뭄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며 기관 간 협조 체계를 독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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