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윤의어느날] 시작하는 마음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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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작가들의 북토크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제법 남아 있음에도 작가들은 높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탄 뒤 시상식장에 다다를 때까지 나는 미묘한 불편감 속에 있었다.
나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신인 작가들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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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내 머릿속을 점령한 건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사실 하나뿐이었다.
수상 소감을 말하러 연단에 올라가는 순간까지 나는 소매 단추를 만지작거렸다. 단순한 실수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게 맞지 않는 옷, 잘못된 옷을 입었다는 생각에 빠져 나는 점점 더 우울해졌다. 하필이면 시상식장에.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공표하고 축하받는 자리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왔다는 사실이 뭔가의 징조처럼 느껴졌다. 밤새 외워두었던 수상 소감은 불행한 마음에 밀려 소실되었다. 나는 서너 문장의 짧은 소회만을 가까스로 이야기한 뒤 단상에서 내려왔다. 어깨선이 틀어진 것만 같아 몸의 이곳저곳을 만지작거리며 말이다.
별로 안 기뻐요? 누가 내게 물었던 것 같고 나는 네, 라고 답했던 것만 같다. 상대방은 내 뒷말을 듣지 않은 채 가버렸다. 무서워요. 나는 그렇게 덧붙였을 것이다. 내게 안 맞는 옷을 입었거든요. 그때의 말도 안 되는 크기의 공포심과 두려움은 아주 오랫동안 내게 달라붙어 있었다. 누군가 내게 소설에 관해 물을 때마다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 아직 웃을 수 없겠지, 사소한 것들이 마음을 사로잡고 몸을 굳혀 혼란스럽고 피로하겠지. 나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신인 작가들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높고 불편한 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이들을 눈으로 천천히, 조심히 쓰다듬었다.
안보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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