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현대미술 거장’ 작품세계 조망
한국 현대사진의 선구자 구본창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이강현)은 2024 ACC 포커스 ‘구본창: 사물의 초상’ 전시를 오는 22일 개막, 내년 3월 30일까지 ACC 복합전시 3·4관에서 선보인다.
ACC의 대표 기획전시 시리즈인 ‘ACC 포커스’는 올해부터 인류 문화예술의 틀을 바꾼 세계적인 아시아 현대미술 거장을 소개하는 개인전 형식으로 새롭게 시작한다.
<@1>그 첫 시작으로 ACC는 한국 현대사진의 선구자인 사진작가 구본창을 초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본창 작가의 주요 사물 연작에 집중해 그가 선택한 사물이 가지고 있는 거대서사와 미시서사를 동시에 살펴보고 그 안에 존재하는 한국성과 아시아적 정서에 주목한다.
먼저 ‘1부: 역사를 품은 사물에 숨결을 입히다’는 한국전쟁유물, 조선백자, 신라 금관과 같은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는 유물 연작을 영상과 설치작품으로 변주해 선보인다. ‘백자 연작’은 해외로 유출된 백자를 촬영한 작품들로 구성해 10m 높이의 ACC 전시장에서 극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족자 작품으로 천장에 매달린 백자들의 모습은 그 영혼이 고국으로 돌아온 것만 같은 장면을 연상시킨다. ‘황금 연작’은 대형 라이트 박스(187x148x59cm)에 전시장 바닥에 눕혀 설치했다. 발광하는 라이트 박스 안의 신라 금관은 땅에 묻히기 전 찬란하게 빛났을 금관들을 다시 불러오는 듯하다.
이어 ‘2부: 일상 속 사소한 사물을 발견하다’는 구본창 작가가 발견한 일상 속 사물들의 연작을 소개한다. 작가의 소장품을 촬영한 ‘컬렉션’, 15세기부터 프랑스 고건축물의 장치인 샤스루(chasse-roue)를 담은 ‘샤스루’, 빈 상자 혹은 비어있는 공간을 주목한 ‘인테리어’와 ‘오브제’, 그리고 일상 사물인 ‘비누’ 등 다양한 연작으로 구성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비누의 작품을 조향 작가 한서형이 재해석해 함께 조향 연출을 더했다. 전시에서는 구본창 작가의 미공개 영상 작품인 ‘코리아 판타지’(2017)도 최초 공개한다. 한국 전통문화의 모티브 중 하나인 단청을 변주한 영상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또 ‘3부: 구본창의 시선과 마주하다’는 작품들의 피사체가 되었던 구본창의 수집품, 대중매체와의 협업 작품 등 전시 주제와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흥미를 더해 줄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한다. 이외에도 그동안 촬영했던 소설가 한강, 배우 안성기, 김지훈 등 예술인들의 인물초상작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2><@3>이번 전시를 위해 구본창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야마구치 노부히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 미술사학자 이필, 사진작가 김수강의 인터뷰를 담은 미니 다큐 영상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더 쉽게 이해하고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미니 다큐는 전시기간 동안 상영된다.
ACC는 문화향유의 장벽을 낮추고, 전시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연계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ACC의 ‘전시 접근성 강화’ 사업의 하나로 이번 전시의 도록을 점자촉각도서로 제작한다. 도서는 전시장 내에 비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점자촉각도록은 전국 주요 점자도서관에 배포해 시각장애 관람객이 ACC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전시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구본창 작가에게 직접 그의 작품세계와 전시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가 오는 30일 오후 2시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열린다. 작가와의 대화는 전시기간 중 총 3회 열리며, 내년 2월과 3월 중에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강현 전당장은 “구본창 작가의 작품에서 작가가 전달하는 사물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위에 우리의 이야기를 덧입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면서 “새롭게 해 문화전당이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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