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시대 열리자…국내 주식형 ETF 비중 첫 50% 돌파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국내 ETF 전체 순자산에서 국내 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향하던 자금의 무게중심이 국내 증시 랠리를 타고 국내 주식형 ETF로 빠르게 이동한 모습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국내 ETF 1140개 종목의 총 순자산은 527조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500조원을 돌파한 뒤 3주 만에 5%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은 263조5401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주식형 ETF 비중이 50%를 돌파한 것은 ETF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해 순자산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처음이다.
국내 주식형 ETF 비중 확대는 코스피 급등과 맞물려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14.17에서 지난 18일 9063.84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115%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 ETF는 2024년 말까지만 해도 순자산 40조원, 비중 24.3%에 그쳤다. 당시 해외 주식형 ETF 순자산은 54조원으로 전체의 32.7%를 차지해 국내 주식형을 크게 앞섰다.
흐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라졌다. 코스피 랠리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93조원으로 불어났고, 비중도 31.4%까지 높아졌다. 해외 주식형 ETF 비중 31.6%와 격차도 사실상 사라졌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주식형 ETF가 해외 주식형을 추월했다. 국내 주식형 순자산은 1월 말 128조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비중도 36.8%까지 확대됐다. 같은 시기 해외 주식형 비중은 29.8%로 낮아졌다.
이후에도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월 말 국내 주식형 ETF 비중은 43.0%로 40%를 돌파했다. 4개월 만에 다시 50% 선까지 올라선 것이다.
18일 기준 해외 주식형 ETF 순자산은 141조원으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국내 주식형과의 순자산 격차는 122조원까지 벌어졌다. 비중 차이도 23%포인트 이상이다.
종목 수만 놓고 보면 국내 주식형 ETF는 전체 1140개 중 430개로 37.7% 수준이다. 해외 주식형 ETF 360여 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순자산 비중이 크게 벌어진 것은 코스피 상승 효과가 국내 주식형 ETF 평가액을 끌어올린 영향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국내 증시 랠리를 주도하면서 관련 ETF 순자산 증가폭도 커졌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대표지수형·섹터형 ETF로 자금과 평가이익이 동시에 몰린 셈이다.
반면 국내 채권형 ETF의 존재감은 줄어들었다. 국내 채권형 ETF는 2024년 말 순자산 61조8506억원으로 전체의 20.8%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기준 순자산은 63조4830억원으로 1조632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비중은 12.0%로 축소됐다.
증시 급등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데다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채권 가격이 약세를 보인 점도 채권형 ETF 매력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 ETF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ETF가 개인투자자의 노후 자금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라며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ETF를 통한 개인 자산 증식 효과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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