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불법 드론' 격추 권한·실명제 도입···한국은 신고만, 왜?
美 물리적 무력화 'C-UAS'도 예외적 허용
中 드론에 실명 등록 적용해 국가가 관리
사회적 문제 부상했음에도 법적제도 미비

국내 방위산업·조선업계에서 드론 위협 대응 체계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중국이 드론 탐지부터 격추까지 단계별 대응 권한을 법제화하는 사이 한국은 불법 드론 침입 시 민간 기업의 방어 권한조차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신고 외에는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다.
11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국가 중요시설 543곳 가운데 대드론(안티드론) 시스템을 갖춘 곳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일부 원자력발전소·인천·김포국제공항·국가정보원 등 극소수 시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방산업체·조선소처럼 군함·잠수함·무인체계 등 국가 전략 자산 생산과 직결된 민간 핵심 산업시설은 공공시설 분류에서도 빠져 있어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11월 당시 한 중국인 남성이 방한 직후 드론으로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를 촬영하다 NIS 탐지 시스템에 적발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또 다른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공항 활주로를 드론으로 무단 촬영하다 붙잡혔다.
더 심각한 사례도 있다. 부산 소재 국립대에 재학 중이던 중국인 유학생 3명은 2023년 3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인근 야산에서 드론을 띄워 해군 기지와 부산에 입항해 있던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을 촬영하다 붙잡혔다. 확인된 촬영물은 사진 172장, 동영상 22개 수준으로 일부는 중국 소셜미디어(SNS) 등에 게시·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불법 드론을 활용한 국가중요시설 정찰·촬영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계에서는 드론 위협이 단순 촬영 문제를 넘어 핵심 산업시설 정보 유출과 공급망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선소와 방산 공장은 국가 전략 자산 생산과 직결된 시설인 만큼 일반 산업시설과 다른 수준의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이미 법·조직·제도
3단계 대응 체계 구축
미국은 이미 법·조직·제도의 3단계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18년 '신흥 위협 방지법(Preventing Emerging Threats Act)'을 통해 국방부·국토안보부·법무부에 보안 구역 진입 드론에 대한 탐지·추적·식별 권한을 부여했다. 기존에는 항공기 파괴 및 통신 감청 관련 법률로 제한됐던 전파 교란(jamming), 통신 차단, 강제 착륙, 물리적 무력화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하며 '카운터 드론' 체계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했다.
조직도 군사 수준으로 격상됐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합동 태스크포스 'JIATF 401'을 신설하며 드론 대응을 정규 군사 임무로 분류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드론 규정 위반 시 1건당 최대 7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강화된 단속 정책을 시행 중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지난해 12월 외국산 드론 및 핵심 부품 전체를 안보 위협 기기 목록(Covered List)에 추가해 신규 인증을 사실상 차단했다. 세계 최대 민간 드론 업체인 DJI를 포함한 중국산 드론의 연방 조달 사용은 NDAA 2023 조항으로 이미 전면 금지된 상태다.
'쌍트랙 전략' 강화

중국은 드론 산업 육성과 안보 통제를 동시에 강화하는 이른바 '쌍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24년 시행된 '무인 비행장치 비행 관리 잠정조례'를 통해 드론 기체와 사용자에 대한 실명 등록을 의무화하고 일정 기준 이상의 드론에는 원격식별(Remote ID) 기능 탑재를 요구했다. 공안·군·민항 당국이 공동으로 드론 비행 정보를 전 구간 추적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개정 '치안관리처벌법' 시행으로 드론이 공식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이달부터는 △250g 이상 드론의 실명 등록 및 기체 활성화 의무 △비행별 배상 책임 보험 가입 △기업 명의 비행 시 '국가 드론 운항관리(UOM)' 시스템 등록 등을 담은 국가표준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중국이 '저공 경제'를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의 핵심 산업으로 키우는 동시에 드론을 국가 관리·통제 대상 인프라로도 편입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여전히
'신고 외 대응 불가' 구조
반면 한국은 위협 드론 대응에 대한 현장 권한과 법적 근거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항공안전법은 비행금지·제한구역을 규정하지만 실제 불법 드론이 침입했을 때 이를 무력화할 근거 조항이 없다. 전파법은 전파 교란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군·대테러·공항·원전 등 일부 시설에만 예외를 두고 있다.
문제는 조선소·방산업체 같은 민간 핵심 산업시설의 경우 드론을 독자적으로 무력화할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물리적 격추의 경우 재산권 침해와 추락에 따른 2차 피해 책임 문제까지 얽혀 있어 민간 기업이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이 "불법 드론을 발견해도 사실상 신고 외에는 대응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산업 경쟁력 격차 확대

전문가들은 국내 안티드론 대응 체계가 현실화한 드론 위협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주 APEC 2025 현장에서 안티드론 시스템을 실전 투입을 총괄한 탁태우 한국원자력연구원 보안기술연구실 박사는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드론 위협이 이미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음에도 불법 드론을 평화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안티드론 원천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티드론 체계 구축 지연은 보안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안티드론 시장은 2021년 14억 달러(약 1조9400억원)에서 2030년 126억 달러(약 17조4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론이 물류·항만·에너지·데이터센터 등 산업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이를 탐지·차단·관리하는 기술 자체가 수출 가능한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 부재는 기술 개발 지연으로도 이어진다. 전파 교란이나 제어권 탈취 같은 안티드론 기술은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실증이 가능하다. 한국이 관련 법제 정비를 미루는 사이 미국은 이미 C-UAS 기술을 실전 배치하고 수출 산업화 단계까지 진입한 상태다. 법 공백이 산업 경쟁력 공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국토교통부와 국방부가 올해 말까지 공항·항만·군사시설 중심으로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지만 방산·조선 등 민간 핵심 산업시설은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위협은 이미 민간 시설로 향하고 있는데 제도는 여전히 공공시설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드론 탐지 이후 전파 교란·통제권 탈취·포획·격추 등 단계별 대응 권한을 법과 제도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티드론(C-UAS) = 불법 드론을 탐지·추적·무력화하는 대응 체계. 전파 교란, 포획, 강제 착륙, 격추 기술 등이 포함된다.
☞Remote ID(원격식별) = 드론의 위치·식별번호·비행 정보 등을 실시간 송출하는 기능. 드론판 차량 번호판 개념으로 불린다.
☞JIATF 401 = 미국 국방부가 신설한 드론 대응 합동 태스크포스. 드론 위협 대응을 정규 군사 임무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직됐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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