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여드름, ‘세균’으로 막는다고?

국내연구진이 마스크 착용으로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의 효과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류충민‧서휘원 감염병연구센터 책임·선임연구원팀이 마스크 착용시 번식하는 다양한 세균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 피부염증 억제하는 세균과 물질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마스크’는 코로나19 감염과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고마운 도구다. 하지만 장시간 착용할 경우 입 주변에 여드름, 따가움 등이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다. 특히 피부가 약한 어린이들은 황사, 미세먼지 경보 등 상황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꺼리곤 한다.

국내연구진이 이런 마스크 착용으로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의 효과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류충민‧서휘원 감염병연구센터 책임·선임연구원팀이 마스크 착용시 번식하는 다양한 세균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 피부염증 억제하는 세균과 물질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마스크네(Maskne)’는 마스크(Mask)와 여드름(Acne)의 합성어다. 마스크로 인해 생긴 여드름을 일컫는 말이다. 마스크네의 원인은 접촉성 피부염 때문이다. 마스크 안쪽의 높은 온도, 습도 등 미세환경 변화로 인한 피부 장벽 손상 등으로 발생한다. 실제로 일상생활서 2시간 이상 착용한 마스크에선 피부 병원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명연 연구팀은 연구팀은 20대~50대 남녀 40명의 마스크, 피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유전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마스크에서 번식한 병원균이 피부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스크에서는 200여 종의 세균이 분리됐다. 이 중 70% 이상이 피부에서 유래한 세균이었다. 약 4%는 구강 세균이었다. 이때 33.5%가 동물 피부에 농포, 결절과 같은 피부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이었다. 가장 병원성이 높은 것은 황색포도상구균이었다.

주목할 점은 마스크에선 병원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균뿐만 아니라 성장을 ‘억제’하는 균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피부염 억제균은 ‘스트렙토코쿠스 파라상귀스(Streptococcus parasanguinis)’이었다. 주로 구강에서 서식하는 이 균은 피부 상태 개선 효과가 있는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화장품, 의약품, 식품 등에도 사용된다. 반면 여드름, 피부염 발생을 촉진시키는 균은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비율이 높아졌다.

아울러 생명연 연구팀은 마스크에서 분리된 피부 공생 세균이 생산 ‘페닐락틱산(phenyllactic acid)’이란 물질을 생산함도 확인했다. 페닐락틱산은 촉피부 병원균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는 낮았다. 하지만 촉진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높았다. 피부염의 직접 치료는 어려워도 예방에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병원균을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으로 억제해 여드름 및 아토피 등 세균성 피부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기전을 밝혔다”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pj 바이오필름 앤 마이크로바이옴스(npj Biofilms and Microbiomes)’ 온라인판에 6월 20일자로 게재됐다.


/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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