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산업 빨라지는데…속도 못내는 하수처리수 재이용

김현우 기자 2026. 8. 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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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5개 지자체 업무 협약
정부, 비용·방식 결론 못내려
현재 사업 착수 여부 불투명
정부의 용인 국가산단 조기 조성 기조에 따라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내 첫 번째 팹(공장) 가동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1∼2년 빨라지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 모습.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반도체 산업 확대로 환경·에너지 문제 해소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부가 4년여 전 꺼내든 경기지역 하수처리수 재이용 대책은 여전히 실행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및 가동이 빠르게 다가오는 상황에서 관련 대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2년 11월 정부와 경기도, 수원·용인·화성·평택·오산 등 5개 지방자치단체는 삼성전자와 함께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수원과 용인 수지·기흥, 화성 동탄, 오산 등 5개 하수처리시설에서 나오는 처리수를 다시 초순수로 정화한 뒤 기흥·화성·평택 반도체 사업장의 공업용수로 공급한다는 구상이었다.

문제는 협약 이후 4년이 가까워지는 현재까지도 이 단계에서 멈춰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하수처리수를 반도체 공업용수로 사용하려면 기존 방류수를 다시 고도 정화하기 위한 별도 시설이 필요한데, 정부와 지자체는 이에 따른 막대한 시설비와 사업 방식 등을 놓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재이용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이 기존 수자원을 추가 확보하는 방식보다 경제성이 있는지조차 판단이 끝나지 않았다. 사업 추진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설계나 시설 규모 역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원 마련도 풀지 못한 과제다. 민간자본과 국비 투입을 함께 검토하고 있으나, 전체 사업비가 어느 정도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성을 우선 확인한 후 민간사업자 공모 등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실제 사업이 착수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 사이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싼 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캠퍼스 P4의 가동 시점을 내년 1분기에서 올해 안으로 앞당기고, P5 팹 1·2도 조기 준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P5 건설에도 본격 착수하면서 평택캠퍼스의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생산기지 구축 일정도 당겨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1기 팹의 가동 목표를 기존 2030~2031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비와 민간자본 부담 체계나 사업성 검토 등이 정리되지 않아 진척이 전혀 없었다"며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엄청난 설계 및 공사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에 따른 타당성 용역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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