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교통사고, 허위 깁스 치료…수억 챙긴 보험설계사들

▲ 깁스 치료 피의자-보험설계사 톡방 내역./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허위 깁스 치료를 받는 등 수법으로 보험금 수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보험설계사 20대 A씨 등 53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5명은 구속 상태로, 나머지 48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은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쯤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허위 깁스 치료, 피해 과장, 견적서 부풀리기 등 방식으로 보험사로부터 6억837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사고 피해를 과장하는 등 수법으로 66회에 걸쳐 약 5억4900만원 보험금을 가로챘다.

또 깁스 치료 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특약에 가입한 뒤, 아프지 않거나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통깁스 치료를 받고 50회 보험금을 청구해 5870만원 상당을 챙겼다.

A씨 등 주범 5명은 경기지역에서 법인보험대리점을 운영하거나 소속된 보험설계사들로 보험제도 허점을 악용해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법인보험대리점 고객과 자동차공업사 관계자 등과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고객에게 고의 교통사고를 내도록 권유 또는 유인하거나 자신들이 직접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공업사를 통해 피해 견적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고객들에 "해당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깁스만 해도 보험금을 상당히 받을 수 있다"며 깁스 치료비 보장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고객들이 실제 깁스 치료가 필요 없음에도 통깁스 치료 후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했다.

이들은 편취한 범죄수익금을 사무실 운영비나 채무변제 등 개인 비용으로 소비했다.

경찰은 최초 보험사로부터 1건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가 법인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이 연루된 조직적 범행으로 판단, 해당 보험대리점 전체로 수사를 확대해 1년7개월간 수사 끝에 이들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 수사 결과 보험설계사들은 제보 건 외에도 100여회가 넘는 추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객, 공업사 관계자 등 모두 53명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을 포착,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시민 안전과 선량한 제3자 보험료 부담을 키우는 중대 범죄"라며 "허위 사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물론 단순 피해를 과장하는 행위도 불법으로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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