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세 돌봄·3~5세 교육 구분은 유아교육의 본질 간과한 것"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유아교육과 보육 관련 12개 학술·교육단체가 공동으로 유보통합 정책, 그 중에서도 특히 유보통합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영유아 통합 교사 자격의 일원화, 현직 교사의 통합교사 자격 취득 과정, 교사 양성 과정에서 대면 교육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포럼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통합교사의 자격이 0~5세로 일원화돼야 하는 이유로 '발달과 교육적 경험의 연속성과 연계성'이 언급되며 "영아기와 유아기를 0~2세, 3~5세로 구분하는 것은 인위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직 교사들이 통합교사 자격을 취득하는 데 있어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 또한 함께 논의됐다.
'유보통합 정책 공동포럼: 영유아교사 전문성 확보를 위한 3대 쟁점' 제하의 이번 포럼은 18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동자아트홀에서 진행됐으며, 한국보육진흥원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교육부, 육아정책연구소, 한국보육진흥원이 후원하고, 구성주의유아교육학회, 한국4년제보육교사양성학과협의회, 한국4년제유아교사양성대학교수협의회, 한국보육지원학회,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한국아동학회, 한국어린이미디어학회, 한국열린유아교육학회, 한국영유아교원교육학회, 한국영유아교육과정학회, 한국영유아보육학회, 한국유아교육학회(가나다 순)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포럼의 사회는 양진희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한국열린유아교육학회장이 맡고 한국보육지원학회장인 김정화 국립목포대학교 아동학과 교수가 개회사했다. 임수진 동신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가 '통합교사의 자격은 왜 0~5세로 일원화돼야 하는가?', 김유미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전공 교수가 '현직교사의 통합교사 취득 과정은 왜 일과 학습의 병행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가', 신혜원 서경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 교수가 '교사양성과정이 왜 대면교육이 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한국영유아보육학회장인 정효정 중원대학교 아동보육상담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국4년제유아교사양성대학교수협의회의 권정윤 성신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한국아동학회의 김송이 한양여자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 김윤아 한국보육진흥원 교직원인재개발본부장, 한국어린이미디어학회 서윤희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한국4년제보육교사양성학과협의회 강정원 한국성서대학교 영유아보육학과 교수, 한국영유아교원교육학회 김명하 안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가 참여했으며 이병승 교육부 영유아교원지원과 장학관이 현재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 과정을 공유했다.
폐회사는 한국유아교육학회장인 고영미 순천향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가 맡았다.
축사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황옥경 육아정책연구소 소장, 나성웅 한국보육진흥원 원장이 전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영유아 교사의 자격 및 양성 체제 개편 등은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전했으며, 황옥경 소장은 "뇌 과학 연구와 종단연구를 통해 영유아기 경험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미치는 큰 영향을 입증하는 구체적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기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그 시간은 양질의 상호작용과 보호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발달 수준에 맞는 적합한 교육이 제공되는 것이 필수"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선 교사의 역할과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나성웅 원장은 "영유아 발달은 연속적이고 포괄적이기 때문에 향후 통합기관에서 자라날 우리 아이들, 그리고 현재의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 역시 통합적이어야 할 것"이라며 "유보통합이 현장에서 빠르고 체계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현직 교사에게는 유연하게, 미래 배출될 교사에게는 필요한 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양성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영유아기 발달은 '연속적' 영아기와 유아기 구분은 '인위적'"
첫 번째 발제 '통합교사의 자격은 왜 0~5세로 일원화돼야 하는가'를 논의하며 임수진 교수는 "영유아가 발달하는 과정은 급격하지만 연속적이므로 영아기와 유아기의 구분은 인위적"임을 주장하고 때문에 영유아기 발달에서 교육과 돌봄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교육과 돌봄이 분리된 시스템에서 교사는 서로 다른 수준의 교육을 받고 다양한 전문적 기준에 따르게 되므로 영유아에게 제공되는 교육과 돌봄의 질이 일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0~5세를 아우르는 통합자격 요건을 설정함으로써 교사가 특정 연령대에 집중하는 대신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적 요구를 균형있게 지원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대상의 모든 교육자가 동일한 높은 수준의 교육과 자격 기준을 준수하면 직업의 지위가 높아지고, 전문화된다는 점, 교사의 교육 수준이 높고 일관된 교육을 하면 영유아에게 제공되는 돌봄과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임수진 교수는 언급했다. 교육제공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사회적으로 취약한 영유아에게 유보통합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시스템을 통해 더 나은 학습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가 줄어들고 평등한 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으므로 0~5세 유아기 동안 교육과 돌봄을 통합해 제공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인 '현직교사의 통합교사 취득과정은 왜 일과 학습의 병행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김유미 교수는 통합교사 취득과정에서 통합교사 자격취득 동기가 낮고, 대체교사가 부족하며, 비용과 학습의 부담, 시간 부족과 피로감 증가, 고연령 등의 문제가 예측된다며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동기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야간, 주말, 방학 등을 활용해 운영하고, 통합교사 양성과정에서 오히려 영유아 교육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음을 감안해 대체교사 지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합교사가 양성되고, 교사처우가 개선되면 우수한 예비교사가 통합교사 양성 유예기간인 10년간 유입된다면 영유아교육의 공공성이 강화되고 교권도 보장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세 번째 발제인 '교사양성과정이 왜 대면교육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신혜원 교수는 핀란드의 사례를 언급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핀란드는 대학 학위에 대한 정부령에 따라 영유아교사 양성 발전 교과를 구성하고, 이 과정에서 영유아 발달에 대한 이론과 실천을 다루는 과목에 초점을 두고 있다. 헬싱키대학의 경우는 3년간 유아교육과에서 예비 영유아교사를 양성하고 있는데, 현장실습뿐만 아니라 교육 단계별로 이론과 실제를 접목할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했다. 이 지속적인 경험이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사로 키우기 때문이라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신혜원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이런 질적으로 우수한 교사 양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그러면서도 전문성 함양의 걸림돌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을 때, 영유아 교사자격 기준의 이질성, 다양한 경로를 통한 교사자격 취득 문제, 교사양성 기관의 종류나 양성과정의 다양성으로 인한 직전 교육의 내용과 수준차이 문제, 지식위주, 대집단 강의 위주 일회적이고 획일화된 교육의 질적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교사자격의 이질성, 다양한 경로, 직전 교육의 내용과 수준 차이문제는 유보통합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신혜원 교수는 전망했다.
신혜원 교수는 지식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은 영유아교사 양성에 필요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 1991년부터 최근까지 현장실습과 대면교과목 필수 지정 등 교육과정 개정 조치가 있어왔음을 알리며 "영유아교사의 전문성을 강조해야 하는 시점이므로 대면교육의 기준이 강화되고 포션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현직교사가 일-학습 병행할 수 있도록 접근성, 비용, 교육과정 세심히 고려돼야
이어진 토론에서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유아교육과 보육이 이원화되었던 역사와 같이 정부의 이해관계, 0-5세 유아들의 교육에 대한 관점, 정치적 이데올로기, 힘, 권력 등에 의한 인위적인 구분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라며 "유·초·중등 국가수준 교사 양성과정의 첫 단계로서의 0-5세 통합 유아교사는 다른 학교급과의 동등한 전문성 확보와 유지를 위해 철저한 교원양성기관평가제도를 적용받는 대면 중심의 학과에서 양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송이 한양여대 아동보육과 교수는 "0~5세 모든 연령대의 발달적 요구를 균형있게 지원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것이 통합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라며 "에 영유아 최적의 발달과 행복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영유아의 발달특성과 요구를 고려한다면, 교사 자격・양성체계 또한 영아기와 유아기, 교육과 돌봄이 분리된 시스템이 아닌, 돌봄과 교육이 모두 통합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면 중심의 학과 또는 전공제인 4년제 학사학위과정 이상에서 통합교사가 배출된다는 전제하에, 최소 4년이라는 수업연한 안에서 영아교사와 유아교사로 양성체계를 분리하는 것이 전문성 확보 뿐 아니라 양성교육과정 측면에서 적절한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영아교사와 유아교사로 자격 및 양성체계를 이원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오히려 4년이라는 수업연한 내에서 교사 자격을 분리하는 것이 전문성 제고와 교육시간 투입 대비 결과의 효율성 측면에서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아와 유아가 모두 다니고 있는 영유아학교가 있다고 가정할 때, 영아교사와 유아교사의 자격이 분리된다면, 예를 들어 초 저출생 시기에 원아 수의 변동과 영어유치원과 같은 기관으로 유아가 급격히 이탈될 때 교사 수급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특히 영유아 인구가 적은 지역은 통합교사 자격을 구분한다면 기관 내 교사 수급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는 유보통합 근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윤아 한국보육진흥원 교직원인재개발본부장은 2023년 말 기준 현직 보육교사 22만 6134명 중 유아교육과 전공자는 약 5만 8000명으로 전체 보육교사의 26%를 차지한다는 점을 알리고, 통합교사 자격 요건인 유치원 교사 자격과 보육교사 자격을 모두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 5만 8000명을 제외한 나머지 17만명은 자격과 경력수준에 따라 특별교원양성과정또는, 신편입을 통해 통합교사 자격 전환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렸다. 아울러 김윤아 본부장에 따르면 보육교사 22만 6134명 중 1급은 16만 1556명(71.4%), 2급은 6만 5521명(27.6%), 3급은 2507명(0.9%)으로 나타났는데, 현직에 있는 보육교사 1, 2, 3급별 통합교사 자격 전환에 대한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특별교원양성과정 운영방식 및 교육과정 실행에는 현직을 유지하면서 통합자격 취득과정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여건을 감안하여 ①교육 접근성, ②대규모 교육수요에 대한 대응, ③교육과정 및 교육시간, ④교육비용 등에 대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하며 현직 교사의 접근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교수 매체와 교육방법 제안, 대규모 교육 수요에 대한 대응, 기존 경력과 전문성을 고려햔 과목과 내용, 합리적 교육비용 등 유보통합에 교사들이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 "영유아교사의 핵심 역량은 '사회성'... 대면교육만으로 함양할 수 있다"
서윤희 한국교원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특별교원양성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임시교원양성기관에는 교육의 질과 책무성이 부여되므로 교원양성기관평가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등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양성기관으로 설치 및 인가하는 안을 고려하고 이에 대한 세부 기준 마련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교사가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재직자 신분으로 영유아 교육에 대한 이론과 교실에서 수업 실천을 연결하는 현장연구 등과 같은 과목 개설을 통해 학점을 인정하는 실제적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서윤희 교수는 추가 제안으로 대학(원) 신편입과정 운영 시 야간제의 경우 주말과 야간을 병행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되, 대면교육이 이뤄지는 만큼 지역밀착형 대학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안과 계절제라면 거점형 대학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희 교수는 "유치원교사와 어린이집교사라는 이분법적 시각보다는 교사 스스로 0-5세 영유아학교의 영유아통합교사로서 어떠한 전문성을 발달시키고 싶은지 교사 자신의 개인적 성장을 위한 선택권과 의사를 존중하는 입체적인 특별교원양성과정의 운영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강정원 한국성서대 영유아보육학과 교수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 전문대학에서의 4년제 학과 중심의 대면교육으로 양성과정을 원칙으로 정하였을 때, 신규 자격 취득자의 수가 이전에 비해 급감할 가능성이 있음을 대비해야하지만, 해서 평생교육기관에서의 비대면교육으로 양성과정을 확대로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영유아교사 양성과정에 국가가 교육의 질을 관리감독하고, 대학이 양질의 양성과정 책무를 다했을 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배출된 영유아교사의 자격이 사교육시장 강사보다 높은 직업적 위상을 가져다줄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며, 좋은학생의 유입을 위해선 타급학교와 같은 신분보장, 처우, 복지가 보장돼야 함을 강조했다.
김명하 안산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영유아교사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은 크게 이질적 집단과의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하고 이를 통해 교육공동체의 협력을 이루어내는 것"이라며 "일부 대면 교육이 이루어지지만 동료 학습자와의 지속적이고 복잡한 관계가 결핍되어 있는 목표 지향적 학점제 교사 양성과정이나 학과제이나 비대면이 중심되는 양성과정에서는 이러한 역량 발달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대면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명하 교수는 교육과 보육, 4년제와 전문대, 국공립과 사립대, 수도권과 지방 등 대결구도를 지양하고, 영유아교육인이 학과 중심의 4년제 대면교육을 통한 안정적 교사 양성을 위해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하는 의제를 설정하여 정책 수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병승 교육부 영유아교원지원과 장학관은 "이번 포럼이 영유아 교육과 보육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하는 교사 자격과 양성에 대한 주제를 다뤘다"라며 "토론에서 제기된 세 가지 쟁점은 밸런스게임처럼 양자택일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결정 과정에서 두 가지 해결 방안이 가지는 효과와 부작용 관련 정책들과 연계성, 제도의 역사적 맥락과 현재 정책 환경이 균형있게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 정책의 변화로 소외되거나 불이익받는 분들에 대한 대안 마련과 설득이 가능한지도 검토돼야 한다는 점, 교원자격 정책이든 교원양성 정책이든 교육과정, 대학, 정책, 교육 내외적인 정책과 연결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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