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저축 보험 쏟아지는데… 가입해도 될까?

자본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생명보험사들은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4~5%대에 달하는 저축 보험은 3%대인 은행 예적금 상품에 비해 고금리를 적용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요. 

하지만 꼭 고금리 저축 상품이 소비자에게 높은 이자 수익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리얼캐스트에서는 생명보험사들이 고금리 저축 상품을 출시한 원인은 무엇인지, 또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상품인지를 분석해봤습니다.


발등에 불 떨어진 생명보험사, 고금리 저축 보험 출시

올해 초부터 생명보험사는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제휴, 업무 협력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를 통해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4~5%대 높은 금리를 책정한 저축 보험 판매에 많은 소비자가 몰리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생명보험사가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올해부터 보험 업계에는 새 회계제도(IFRS17), 신 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됩니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자본 유동성과 건전성이 화두에 올랐는데요. 특히 손해보험사에 비해 생명보험사는 적립하는 보험료가 커서 유동성과 건전성 문제가 더욱 불거졌습니다. 이에 생명보험사는 자본력이 필요해 금융자산을 매각하는 등 여러 방안을 시행했는데요.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 출시도 그 방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생명보험사가 내놓은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에는 확정형 5년납 상품이 많아 5년 뒤 ‘2차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높습니다. 하지만 현재 자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을 출시한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출시된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은 소비자에게 이득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정말 해당 상품이 소비자에게 수익만 주는 것인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은행 예적금 상품과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 생명보험사에서 출시한 고금리 저축 보험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생명보험사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 출시에 소비자 ‘우르르’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한 저축성 보험 금리를 보면 한화생명이 연 5.7%, 교보생명 연 5.8%, 푸본현대생명 연 5.9%, KDB생명 연 5.95%, 동양생명 연 5.95% 등에 달합니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약 5~6%대의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금리 책정으로 인해 각 생명보험사에는 많은 소비자가 몰렸는데요. 이는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 보험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생명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로 번 초회 보험료는 총 17조4877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2021년 대비 217.5%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2022년 각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 보험료를 보면 한화생명 3조8557억6800만원, 동양생명 3조5809억800만원, 교보생명 2조3325억700만원, 삼성생명 1조7021억5900만원, 푸본현대생명 1조3095억9400만원을 벌었습니다. 금리를 높게 책정한 만큼 많은 고객 유치를 이룬 것입니다.


고금리 저축 보험, 정말 소비자에게 이득일까?

고금리 저축 보험에 많은 소비자가 몰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이 많이 판매된 것과 별개로 과연 소비자 입장에서 해당 상품이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사례로 올해 초 판매된 한화생명의 행복플러스 저축 보험을 보겠습니다. 해당 상품은 5년 만기 확정금리 5.7% 상품입니다. 이미 만기 이자가 결정돼 있고, 중간에 금리가 떨어져도 5.7%의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화제를 모은 상품인데요. 무엇보다 해당 상품은 일시납 상품이라 정기예금과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은행 정기예금은 최장 3년 만기지만, 해당 상품은 5년 만기인 것입니다.

그럼 은행 예금과 행복플러스 저축 보험의 환급금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1억원이라는 돈을 5% 금리의 은행 예금과 행복플러스 저축 보험에 넣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해당 상품과 은행 예금의 환급금 차이는 3년 만기 시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5년 만기 기준으로 보면, 행복플러스 저축 보험이 500만원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죠. 여기까지 본다면, 저축성 보험에 무조건 가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이자 소득세입니다. 한화생명의 행복플러스 저축 보험은 5년 만기이기 때문에 비과세 적용이 불가합니다. 따라서 이자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데요. 만약 만65세 이상, 장애인, 독립유공자, 독립유공자의 유족 또는 가족, 기초생활수급자, 고엽제 후유증환자 및 5.18 민주화 운동 부상자라면 비과세 대상자(전체 금융기관 합산 5000만원까지)라서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는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자 소득세에 지방 소득세까지 합치면 총 15.4%의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즉 1억원을 행복 플러스 저축 보험에 넣었다면, 434만9421원의 세금을 내야하는 거죠. 총 이자 2824만2999원에서 세금을 제외하면, 결국 이자 수익은 2389만3578원입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 예금 이자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5%의 은행 예금 금리 적용 시 이자 수익은 2301만6591원인데요. 물론 현재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낮아졌지만, 세금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은행 예금 중 비과세가 적용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생명보험사의 자본 유동성과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에 고금리 저축 보험 상품의 이득을 온전히 받을 수 없다는 불안 요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례로 든 상품은 5년 만기지만, 10년~20년 만기 상품인 저축 보험 상품도 있습니다. 이런 상품의 경우에는 중간 해약 시 불이익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단점일 수 있습니다.

자본력 확보를 위해 생명보험사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내놨지만, 결국 소비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는데요. 생명보험사의 고금리 저축 보험이라고 해서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생명보험사의 고금리 저축 보험 가입을 고민 중이라면, 꼼꼼히 따져본 뒤에 가입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