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하극상" 스타리아 룩 탈피하고 역대급 완성도로 돌아온 현대차의 벤츠급 세단

▶ 성공의 상징 그랜저, 미래지향적 디자인에서 완성형으로 진화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그랜저'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모델은,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동안 성공의 기준으로 인식되어 왔다.

유명 자동차 크리에이터 뉴욕맘모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행 그랜저는 출시 당시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이고 디자인이 과하다는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확실한 고급차로서의 면모를 갖추었으며, 도로 위에서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인정받는 평가로 전환되었다.

현행 모델 디자인의 핵심은 전면부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가로로 길게 뻗은 얇은 불빛과 그 하단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헤드램프였다. 이는 기존 그랜저와는 차원이 다른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이러한 기존의 파격적인 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튀는 것보다는 차량의 완성도를 극도로 끌어올리려는 현대자동차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 스타리아 룩 탈피, 끊김 없는 빛과 MLA 램프로 제네시스급 존재감 과시

겉모습만 보았을 때는 크게 바뀌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대폭적인 변화보다는 세밀한 부분의 마감 차이와 같은 디테일에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특히 그랜저와 같은 베스트셀링 모델의 경우, 풀체인지급의 무리한 변화보다는 현행 모델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조명 디자인에서 발견된다. 현행 모델의 주간 주행등은 불빛이 얇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었으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불빛이 한층 또렷하고 정제된 느낌을 준다. 기존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가 극도로 얇은 두께 탓에 빛의 그라데이션 현상이 발생하거나 시인성이 부족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램프의 두께를 과감히 늘렸다.

동시에 3분할된 호라이즌 램프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기존에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스타리아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전면부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일명 '도시락 박스' 같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던 기존의 헤드램프 박스가 완전히 사라지고, 제네시스 G90에 적용되었던 최첨단 가로형 ML(Micro Lens) 램프 시스템이 그랜저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 도시락 통 삭제와 디테일의 승부, 정교해진 전면부 디자인의 핵심

전면부 범퍼와 그릴의 경우, 매시 형태의 역삼각 다이아몬드 가니시가 적용된 기본 구조는 유지되지만 가니시의 디자인 자체가 수정되었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그릴을 인위적으로 구분 짓던 밴드 형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크롬 장식의 에어로 가니시가 새롭게 추가되어 훨씬 더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쉽게 눈치채지 못할 디테일한 변화도 감지된다. 바로 주간 주행등 램프 영역과 그릴 영역의 중간 지점인 '프론트 핸드' 부분이다. 이 부분의 조형은 아이오닉 6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기존 모델 대비 각의 변화를 강조하여 조금 더 세련되고 젊은 감각을 살려내고 있다.

▶ 측면부의 미세한 변화, 펜더로 이동한 방향지시등이 주는 플래그십의 품격

측면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특성상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그랜저 페이스리프트에서는 사이드 리피터(방향지시등)가 기존 사이드미러에서 프론트 펜더 쪽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확인된다.

이는 제네시스 G80이나 G90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디자인 언어를 차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갖춰야 할 고급감과 위엄을 살리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의 자연스러운 연결감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속도보다 중요한 가치, 대형 하이브리드 엔진이 선사할 안락함의 미학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1.6 터보 하이브리드가 주력이었으나, 향후에는 더 크고 여유로운 배기량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비자가 그랜저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폭발적인 속도가 아니라 주행의 부드러움과 편안함에 있다. 조용하게 출발하고 고속도로 주행 시 안정감을 주며, 우수한 연비 효율까지 챙길 수 있다면 굳이 순수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의 인식이다.

따라서 이번 페이스리프트 이후의 그랜저는 뛰어난 연비 효율과 부족함 없는 출력, 그리고 운전의 편의성을 모두 갖춘 차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랜저가 과거의 '아버지의 차'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족 구성원 모두가 타기 좋은 차'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아빠차에서 패밀리카로의 확장, 튀지 않게 기준을 재정립하는 현대차의 전략

트림 구성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복잡한 선택지를 제공하기보다는 고급 트림을 중심으로 라인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위 트림의 경우, 단순히 옵션을 이것저것 추가한 형태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하게 완성된 상품처럼 구성될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종합적으로 이번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는 누군가에게는 겉보기에 조용한 변화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겉으로 튀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확실하게 시장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분명한 방향성을 잡고 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잘 모를 수 있지만, 막상 차를 타보면 왜 바뀌었는지 그 진가를 알게 되는 차. 그것이 이번 그랜저 페이스리프트가 노리는 진짜 전략이자 핵심 가치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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