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류승완 감독 "9년전과 다른 메시지 던지고 싶었다, '범죄도시'와는 다른 결의 영화" [인터뷰M]

김경희 2024. 9. 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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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베테랑'의 속편인 '베테랑' 2로 2024년 추석극장가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왜 이렇게 속편이 오래 걸렸냐는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의 시작부터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역대 흥행 5위에 랭크될 정도로 대박을 친 영화 '베테랑'이었지만 영화를 기획할 당시에는 대형규모의 영화가 아니어서 제작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고. "추악한 재벌 3세의 이면을 다뤄야 하는데 예산이 풍족하지 않아서 소품 하나를 놓는데도 이게 재벌이 쓸법한 물건이 맞는지, 관객들에게 우스개감이 되면 어떨지 고민스러웠다. 영화가 배급사의 1번 타자도 아니었다. 개봉일을 못 잡고 계속 밀렸었다. 원래 추석 영화였는데 밀리고 밀려 여름에 개봉을 했었다. 400만 관객이 들면 대성공이라 했었는데 그 3배가 훌쩍 넘는 성공을 거뒀다."며 예상치 못한 성공으로 오히려 차기작을 만드는데 부담만 커졌다는 말을 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높았기에 서도철의 뒷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었기에 현장에서 '베테랑'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서도철의 의상을 바로 보관했었다는 류 감독은 "속편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한건 처음이었다. 극장용 시리즈 영화는 처음이기도 했지만 너무 큰 성공을 거두니까 겁이 나더라. 다른 영화도 만들고 싶기도 하고, 황정민도 다른 약속된 작품을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며 속편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았으나 부담감과 서로 간의 스케줄 때문에 속편을 시작하기 쉽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베테랑'의 성공 이후 '범죄도시' 시리즈도 나오고 '극한직업' 등 범죄 액션 코미디 장르의 영화들이 연이어 성장했다는 말을 한 류 감독은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더라. '베테랑'이 시도했던 것보다 더 발전된 범죄와 수사물로 성취하는 작품들이 나오니까 '베테랑'을 반복하는 게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속편의 스토리에 큰 변화를 시도한 이유를 설명했다.

'베테랑'을 만들 당시 류승완 감독을 분노하게 했던 몇 개의 사건이 있었고 그걸 영화 속에서 해소하는 힘으로 완성, 관객들은 그 포인트에 열광했었다고 분석한 류 감독은 "'베테랑'이 만들어 낸 짤과 밈이 많았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어이없네' 같은 걸 요즘 세대들이 쓰는 게 어느 순간 불편해졌다."며 시대가 변하며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음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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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분노를 순간적으로 즉시에 해소하는 현상이 맞는 건가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는 류 감독은 "어떤 사안에 대해 확 분노했다가 시간이 지난 뒤 내가 비난한 가해자가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사건을 경험했었다. 근데 그때 내 감정의 전환이 빨리 이뤄지는 게 아니라 예전에 비난했던 제 자신을 변호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라며 여전히 상대를 의심하거나.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스스로를 변호하는 내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분노가 정당한가, 내 기준의 정의는 과연 옳은 것인가, 위험한 신념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장 보이는 사회 현상에 즉각적인 감정 반응과 판단을 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다며 복잡해진 미디어 속 섣불리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사안들이 많아진 요즘 세상이기에 영화 속에서 범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베테랑의 속편은 개인의 분노가 아닌 공적인 분노조차도 실체가 명확하고 정당 한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고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며 이번 영화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이런 생각을 깊이 있게 하느라 9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님(마동석 분)이 어느새 경찰이 돼서 승승장구('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하고 있는 건 기분 좋다. '베테랑' 팀에 경찰의 디테일에 대한 도움을 주신 경찰분이 '범죄도시'에도 도움을 주신 분이다. 마동석이 '베테랑'에 출연할 때 이미 '범죄도시' 시리즈가 기획되어 있었고 '범죄도시' 시리즈를 만들면서도 저와 자주 연락하며 어떤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마동석도 '베테랑 2'가 9년이나 걸릴지 몰랐을 것. 형사장르라는 큰 범위 안에 있지만 '범죄도시'와 '베테랑'은 결이 다른 영화다. 개봉 때마다 유료관객으로 '범죄도시' 시리즈를 봐 왔는데 팬들에게 사랑받는 프랜차이즈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범죄액션 시리즈물인 '범죄도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류승완 감독이 깊은 고민 끝에 만들어 낸 '베테랑2'는 현재 개봉 6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꽃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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