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서 ‘대자보 승인제’가 웬말이냐
인천대 학생들 규정 철회 촉구
“자유로운 의견 개진, 존중을”
총장실에 연대서명 명부 전달

“인천대는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국립 인천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 10여명은 31일 대학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도 교내에 대자보를 붙일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자보는 승인이나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며 “대자보를 사전에 승인받아야 교내 게시판에 부착할 수 있는 규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인천대는 지난 2009년부터 학내 게시판에 홍보물을 부착하려면 사전에 관리 부서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홍보물 관리 지침’을 운용하고 있다. 교내에 홍보물이나 대자보 등을 부착하려는 학내 구성원들은 이를 부착할 게시판과 게시 시간 등에 대해 관리부서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받지 않은 홍보물이나 대자보 등이 학내에 부착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지난해 12월 대학 총무과는 교내 건물 벽면 등에 ‘홍보물 부착 금지’ 표지판을 부착했다. 이 표지판에는 학생지원과·교무과·총무과 등 관리 부서의 승인을 받은 뒤에 지정 게시판에 홍보물을 부착해야 하며, 무단으로 게시한 홍보물은 경고 없이 제거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2025년 12월18일자 6면 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강수민(정치외교학과 24학번)씨는 당시 대학 본부의 이러한 조치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내걸었다.
강씨는 “대자보는 학교와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길 바라는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라며 “대자보나 홍보물로 인해 미관을 해치고 벽면이 훼손될까 걱정된다면 학내 구성원들이 승인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게시판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강씨 등은 또 대자보에 담긴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에 대학 본부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씨는 “유담 교수에 대한 채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2차 가해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대자보가 교내에 게시됐었다”며 “대학 본부는 대자보에 적힌 사안 중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한 것이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인천대 재학생·졸업생과 인천시민 100명으로부터 받은 연대서명 명부와 홍보물 관리 지침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총장실에 건넸다.
이에 대해 인천대 관계자는 “홍보물 관리 지침은 무분별한 상업 광고로부터 캠퍼스 미관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며 학생들의 대자보에 대해서 사전 승인을 강요하거나 임의로 철거한 적은 없다”면서 “지침이 학내 구성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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