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주춤'…인도선 관세 인하에 '활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한 여파로 국제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값은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를 필두로 한 채권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금리(국채금리)가 먼저 하락하면서 금 투자의 상대적 매력이 커진 셈이다.

금 가격이 치솟자 세계 최대 금 구매국인 중국에서의 매수세는 주춤해졌다. 반면, 인도에서는 최근 금 수입 관세 인하를 계기로 금을 사려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 인하 직후 금 현물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600달러에 도달하는 등 올해 들어 25% 안팎으로 올랐다.
이처럼 금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세계 최대 금 구매자인 중국 소비자들이 금구매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지 귀금속 소매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내 최대 귀금속 상가 밀집 지역인 선전시 남부 슈베이 지역의 보석상의 경우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의 중추절(추석) 연휴와 다음 달 초 국경절 연휴 대목에도 수요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나타내지 않았다.
일부 상점주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8월 귀금속 수입은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금협회(WGC)도 지난달 상하이 금 거래소에서 인출된 금이 지난해 동월 대비 37% 감소하는 등 도매수요도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통상 8월과 9월 금 박람회와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귀금속상들이 금을 비축하기 위해 인출량이 증가하는 것과 반대 모습이다.
광둥 남부 금 시장 아카데미의 한 연구원은 "금값 상승으로 대다수 소비자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인도에서는 지난 7월 금에 대한 관세 인하로 소비자의 귀금속과 금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국제 금값 상승을 견인할 정도다.
지난 17일 인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8월 금 수입은 달러화 기준으로 사상 최고인 106억6000만 달러(약 14조2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금 131t 규모로 6번째로 많다.
인도도 올들어 금 가격 급등으로 수요가 감소했지만 지난 7월 말 인도 정부가 금 관세를 9%포인트 인하하면서 다시 금 수요가 급증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금 구매국이다.
인도 중앙은행(RBI)도 금 매수에 나서 올해 들어 7월까지 금 42t을 추가로 매입했으며, 이는 지난해 전체 구매량의 두배가 넘는 규모이다.
하지만 인도 내 금 가격은 수요 급증에 따라 관세 인하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인도 귀금속 업계는 국제 금 가격이 향후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여부와 관계없이 돌아오는 결혼시즌까지 금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