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나타난 그것, 1301만이 본 봉준호 영화

사진=영화 '괴물'

2006년 여름, 극장가를 집어삼킨 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었다. 한강에 난데없이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생명체, 그리고 그 앞에 선 평범한 한 가족.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개봉과 동시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최종 1,301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괴물은 왜 하필 한강에서 태어났나

영화는 미군 기지에서 무단 방류된 독극물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실제 보도됐던 독극물 방류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설정으로, 봉준호 감독은 괴수영화의 외피 안에 사회를 향한 날선 질문을 숨겨 두었다. 거대한 괴물보다 더 무력했던 건, 재난 앞에서 가족을 지켜주지 못하는 시스템이었다.

사진=영화 '괴물'

송강호·변희봉·박해일·배두나·고아성, 그 가족

한강 매점을 운영하는 어수룩한 아버지 강두(송강호), 그의 딸 현서(고아성)가 괴물에게 끌려가면서 온 가족이 사투에 나선다.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가 각각 할아버지와 삼촌, 고모로 뭉쳐 만든 '가족 군상'은 어설프지만 절박했고, 관객은 그 평범함에 깊이 몰입했다.

사진=영화 '괴물'

개봉과 동시에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괴물'은 개봉 38일 만에 1,237만 명을 넘기며 당시 역대 흥행 1위에 올랐고, 최종 1,301만 명으로 상영을 마쳤다. 여름 성수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증명한 동시에, 괴수 장르도 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사진=영화 '괴물'

괴수영화를 넘어선 평가

'괴물'은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장르적 쾌감과 사회 비판, 가족 드라마를 한 그릇에 담아낸 연출은 이후 봉준호 감독이 세계적 거장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단순한 괴수물이 아니라 '봉준호식 장르 영화'의 원형으로 회자된다.

사진=영화 '괴물'

개봉한 지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다시 봐도, '괴물'은 여전히 서늘하고 뭉클하다.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의 사투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한 번쯤 정주행해볼 만한 한국 영화의 이정표다.

사진=영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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