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전,란’ 박정민 “첫 사극 넙죽 한다고 했죠”

“강동원 흠모하는 선배, 멋있고 남자다워”

배우 박정민(37)이 ‘전,란’으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지난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찬욱 감독과 신영 작가가 각본을 쓰고, ‘심야의 FM’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강동원 박정민 김신록 정성일 차승원 등이 출연했다. 박정민은 ‘전,란’에서 천영을 몸종으로 들이는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를 연기했다.

박정민은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개 후 소감을 묻자 “체감이 잘 안된다. 개봉 영화는 관객을 직접 보고 수치를 아는데 넷플릭스는 OTT라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직 찾아보지 않았다. 주변 반응이 중요한 것 같다. 뒤에서 무슨 소리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잘 봤다고 해주더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 끝나면 영화 잘 안 보고 가는데, 이동휘 형이 남아서 보더니 뒤풀이까지 와서 영화가 좋았다고 해줬다. 고마웠다”고 말했다.

박정민이 양반 역을, 강동원이 노비 역을 한다는 사실은 캐스팅 때부터 화제가 됐다.

이에 박정민은 “재미있는 그림일 거라고 생각했다. 댓글에서 봤는데 제가 놀부상이라서 양반이 맞다고 하더라.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 같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제가 먼저 캐스팅됐고, ‘일장춘몽’을 박찬욱 감독님이랑 한 뒤에 바로 대본을 받고 하기로 했다. 좀 오래 기다렸다.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궁금하지 않나. 강동원 선배랑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다길래 기다리겠다고 했다. 워낙 좋아하는 선배고 ‘천박사 퇴마 연구소:천경의 비밀’ 때 한번 봬서 너무 좋았다”고 털어놨다.

또 박정민은 “처음 대본을 보고 우아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영화 볼 때 전달하는 게 확실한 걸 좋아한다. 그런 대본이었다. 우화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서 좋았다. 제가 수락하고 말게 없다. 박찬욱 감독님이 하니까 너무 좋았다. 저의 우상인 분이다. 넙죽 한다고 했다”고 미소 지었다.

‘전,란’으로 첫 사극에 도전한 박정민은 “한복 생각을 못 하다가 의상이 힘들더라. 갓이 눈을 가리면 안 되니까 앵글이 중요해서 상의했다. 촬영할 때는 힘들어서 5년 동안 안 찍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그만큼은 아니다”면서도 “좋은 거 들어오면 또 하겠다”고 능청스레 덧붙였다.

박정민은 종려 캐릭터에 대해 “종려는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순식간에 가족도 친구도 집도 잃어버린다. 남은 건 이상한 왕밖에 없다. 그런 상실감을 기반으로 텍스트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감정이 중요했다. 촬영장에 가면 강동원 선배 쪽은 배우도 많고 시끌벅적한데 전 외로웠다”고 이야기했다.

천영과 관계에 대해서는 “대본 보고 우정이 짙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둘의 우정이 각별하다고 생각한 건 촬영하며 느꼈다. 천영이 다시 잡혀 와서 무릎 꿇고 있는 장면에서 종려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게 촬영하면서 어쩌면 조금 과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함께한 강동원에 대해서는 “멋있다. 남자답고 생각보다 섬세하고 잘 챙겨주고 지방 촬영하면 그 동네에서 맛있는 걸 사면 제것까지 챙겨줬다. 제가 물어보면 대답해주고 친절하게 해줬다. 흠모한 느낌”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분장도 해야 하고 의상도 그렇고 액션도 많아서 힘들고 현장 분위기가 안 좋으면 더 힘들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었다. 선배가 신나게 하니까 저도 신나게 했다. 누가 실수해도 웃면서 넘기고 다들 짜증을 안 내니까 저도 짜증을 못 낸다. 혼자 몰래 짜증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액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종려 칼이 무겁고 중세 시대 쓰는 느낌이 난다. 중세 시대 검술을 연구하는 협회가 있어서 협회장님께 그 칼을 쓰는 연습을 했다. 그 칼에 대한 기본기를 배웠다. 감정적인 액션이 많아서 캐릭터와 감정이 보이니까 제 의견도 반영됐다.

데뷔 14년 차를 맞이한 박정민은 “모든 촬영은 힘들다. 시험 보는 느낌이라 마음이 힘들다. 영원히 남는 거니까 그런 긴장감 때문에 힘들다”면서도 “그런데 비교적 안 힘들게 느껴지거나 좋은 건 주변 사람들 덕이다. 더 경험이 없을 때는 혼자서 발동을 걸고 그랬는데, 지금은 감독님도 있고 동료 배우도 있고 스태프들도 있고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간다 이 현장은 선배들도 있었고 다들 잘해줘서 좋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