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공급망 다변화 나선 애플,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하나

애플이 미국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용 프로세서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 및 인텔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팀 쿡 애플 CEO /사진 제공=애플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애플 경영진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게 될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테일러 신규 공장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애플 측은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초기 논의도 진행했다.

다만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양사와의 최종 주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은 TSMC 외 업체의 공정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출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다른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플은 10년 넘게 핵심 프로세서인 시스템온칩(SoC)을 자체 설계해 TSMC에 생산을 맡겨왔다. 최신 아이폰과 맥은 3나노미터(nm) 공정 칩이 적용된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온디바이스 AI 구동에 적합한 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첨단 공정 칩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애플이 추가 공급업체 확보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경영진은 지난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며 아이폰과 맥용 칩 부족을 성장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공급망 유연성이 평소보다 떨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양사와의 논의는 최근 공급 부족 사태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공급 차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요 부품에 대해 최소 두 곳 이상의 공급업체를 확보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실제로 애플은 제품군 전반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를 여러 제조업체로부터 공급받는다.

다만 핵심 프로세서는 TSMC가 모두 생산한다.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주도해온 쿡은 오래전부터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왔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대만에 생산이 집중되는 것을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임직원 회의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공급의 60%가 한 지역에서 나오는 것은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대만 내 생산 집중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이후 애플은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증설을 지원해왔다. 현재 피닉스 공장 한 곳에서 애플용 칩 일부가 생산되고 있고 TSMC는 애플 공급 확대를 위해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올해 애리조나에서 1억개의 칩을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애플 연간 기기 출하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또 애플 경영진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차질 위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도 다른 기술업체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 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쿡은 현재 메모리보다 주력 프로세서 확보가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핵심 제약은 메모리가 아니라 SoC 생산에 필요한 첨단 공정 공급 부족”이라며 “이 때문에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 같은 제품 수요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 균형이 맞춰지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공급망 차질은 아이폰17 프로 라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은 공급 부족 문제가 아이폰이나 맥과 다른 종류의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에어팟과 애플워치 등의 제품군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운영 인력을 투입한 상태다.

애플은 앞서 삼성이 이미 아이폰 및 기타 애플 제품용 주변기기 부품 공급을 확대해왔으며 여기에는 기기 전력 관리용 부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은 이미 10여 년 전 애플 아이폰용으로 자체 설계한 칩을 생산한 바 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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