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추파(秋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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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혹이다.
이 구절에서 가을 물결 즉 '추파'라는 표현을 썼다.
이후로도 많은 문인들은 가을날 강물의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며 빛을 낸다는 의미로 추파를 사용하곤 했다.
가을 물결이든, 가을이 던지는 유혹이든 가을은 반가운 손님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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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혹이다. 그렇지만 직역하면 가을(秋)의 물결(波), 즉 가을 물결이다. 사전적으로는 상대의 마음에 들려고 일부러 하는 태도라고 풀이하는데, ‘가을날 물결에서 비치는 아름다움에 비유하여 여인의 곱고 맑은 눈빛, 유혹의 눈길’을 뜻한다.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은 “가을 물결 사수에 출렁이니 바다 빛이 조래산에 밝게 비치네”라고 노래했다. 이 구절에서 가을 물결 즉 ‘추파’라는 표현을 썼다. 이 시는 시성(詩聖)이라 불렸던 두보(杜甫)를 만났다가 헤어질 때 써준 일종의 송별 시다. 그는 헤어질 때 당시 깊어진 가을 어느 날의 날씨와 자연의 그윽한 가을 정경을 가을의 물결(秋波)과 바다의 빛(海色)이라고 했다.
이후로도 많은 문인들은 가을날 강물의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며 빛을 낸다는 의미로 추파를 사용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여인의 맑고 반짝이는 예쁜 눈빛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유혹하기 위해 보내는 눈길, 혹은 남의 환심을 사려고 알랑거리는 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백은 가을날의 정경을 추파라고 노래했지만, 후세를 사는 우리는 추파를 보내고 받으면서, 설렘과 짜릿함의 느낌까지 보탠 것이다. 그러니까 추파는 보내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데, 설레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아가 눈길을 보낸다는 의미의 ‘안파(眼波)’라는 말도 예서 비롯됐다.
지독하게 무더웠던 여름을 보낸 탓인지, 뒤늦게 다가온 가을이 반갑기 그지없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곧 가을물결 같다는 느낌도 새롭다. 가을 물결이든, 가을이 던지는 유혹이든 가을은 반가운 손님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어느 해보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결실의 계절이니, 어쩌면 이백의 ‘추파’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연의 변화에도 세상은 혼돈의 연속이다. 가을의 물결이든 설렘 가득한 눈길이든 추파마저도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다. 가을을 만끽하기에는 부조리한 현실이 우리를 옥죄고 있는 까닭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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