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절대 이해 못하는 외국의 주거문화

해외에선 동네 공원에 묘지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있고,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조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우리 같으면 공동묘지는 혐오시설이라고 난리가 날 법도 한데 외국에선 묘지 앞에 사는 것도 괜찮은 걸까? 유튜브 댓글로 “외국은 묘지 옆 집값이 더 비싸다는데 사실인지 알려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부동산 중개인에게 물어봤는데 묘지 옆이라고 해서 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없다고 했다.

[토론토 부동산 중개인]
"공동묘지 바로 옆에 있는 집을 가격을 계속 추적해 봤었는데 공동묘지랑 조금 거리가 있는 집이랑 비교했을 때 똑같이 팔리는 수준으로 가격 변동이 없는 경향이 좀 있고…"

토론토 지역 시내에 큰 공동묘지들의 경우 주변 집값을 보면 내놓은 매물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싸게 팔리는 경우가 많다는게 현지 중개인의 설명.

중개인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거래된 문서를 확인해보니 이 지역의 공동묘지 터인 ‘코버묘지’ 주변의 한 집은 128만8000 캐나다 달러(12억8870만원)로 매물이 나왔는데, 이게 135만 캐나다 달러(13억5074만원)에 팔렸는데 6일 만에 원래 주인이 내놓은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린 셈이다.

또 다른 공동묘지 주변의 집들도 살펴보니 집주인이 내놓은 가격과 거의 같은 금액으로 집이 팔리거나 더 비싸게 팔린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팔리기까지 36일 정도 걸린 집도 주인이 내놓은 가격과 거의 같은 가격으로 거래됐는데 공인중개사는 해당 집이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외지역 특히 북미에서 공동묘지 주변에 사는걸 기피하지 않는 이유 첫째, 공동묘지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 한국은 영화에서 귀신이 나오는 공간으로 많이 묘사되고, 공동묘지는 공포스럽고 두려운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서양에서 묘지는 ‘추모의 공간’이란 의미가 크다. 묘지가 도심 공원에 모여있다 보니, 수시로 찾아가 추모하는 문화가 일상이 되는 거다.

[토론토 부동산 중개인]
"한국 같은 경우는 어떤 기일이나 어떤 날에만 찾아가는 거라면 여기서는 그냥 사랑하는 가족이 공동묘지에 있다라고 하면은 그냥 수시로 찾아가고 그런 문화고요. 장례식 문화도 되게 특이하거든요, 여기는 돌아가신 분의 시신을 화장도 하고턱시도 같은 거 맞춰서 입혀놓고 관을 열어놔서 다 볼 수 있게끔…죽은 사람이 공포의 대상은 아닌 그런 정서가 있는 거죠."

유럽권에서는 이런 공동묘지를 관광지로 사용하기도 한다. 프랑스 파리 시내에는 몽마르트 묘지, 페르 라셰즈 묘지 등 총 19개의 공동묘지가 공원이면서 야외 조각 전시장이자 추모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독일의 함부르크 공원묘지도 마찬가지다.

반면 한국의 경우 공동묘지나 화장장은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분류된다. 공동묘지들도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 산 중턱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공동묘지뷰가 집값 하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데, 2010년대 검단 신도시 개발 당시, 한 아파트에서 19만 평의 검단 묘지공원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무덤뷰 아파트’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물론 토론토나 미국에서도 동양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은 확실히 다른 게 무덤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토론토 부동산 중개인]
"공동묘지 앞에 있는 집을 사는 사람들 이름을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데 동양인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대부분 캐내디언들이고 동양인들은 확실히 많이 기피합니다."

하지만 문화나 죽음에 대한 인식이 다른 서양인들 대다수는 공원묘지를 공동묘지라기보다 ‘공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고 공원이 잘 정비돼있기도 해서 오히려 집을 홍보하는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한다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론토 부동산 중개인]
"공원 문화가 많이 발달해 있어서 집 앞에 어떤 공원이 있냐 이게 굉장히 큰 요소거든요. 집을 팔 때도 많이 홍보하는 셀링 포인트 중 하나에요. 이 집을 사시면 가까운 거리에 공원이 있다. 이런 걸 많이 하는데 공동묘지가 공원이랑 경계선 없이 붙어있는 묘지가 되게 많아요. 생각하는 거 자체가 삶과 죽음이 좀 같이 공존 하는 거로 받아들이는…"

우리가 묘지를 죽은 자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쩌면 죽은 자의 몸이 아직 그곳에 있기때문이라고 보는 게 아닐까? 반면 북미나 유럽인들에게 묘지는 삶과 죽음이 분리될 수 없음을 깨닫는 공간, 죽어 없어진 이들보다는 살아있는 이들에게 좀 더 의미부여를 하는 본질적인 생각 차이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