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 못할 존재감의 새로운 도전자, UM모터사이클 레니게이드 코만도125

모터사이클을 고를 때 소비자들은 저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한다. 브랜드를 최우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성능이나 디자인, 가격을 중요시 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판매 후 얼마나 사후처리가 잘 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해 사람들의 구입후기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사람도 많다. 모터사이클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모두들 저마다 확고한 자신만의 성향이나 기준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런 취향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시장에 존재를 할 수 있고 또 다양한 모델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이번에 소개하는 UM모터사이클은 아마도 브랜드의 인지도보다는 디자인이나 가격을 보고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 모델이다. 참고로 레니게이드 코만도125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UM모터사이클은 1999년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현재는 남미,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40개가 넘는 나라에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발히 판매 중이며 생산하는 장르도 스쿠터를 비롯해 언더본, 크루저, 스포츠, 네이키드 등의 다양한 라인업이 존재한다. 주로 125cc에서 300cc 배기량을 주력으로 해당 세그먼트의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제조사다.

UM모터사이클의 국내 공식수입사는 모터뱅크로 올해 첫 모델을 선보여 국내 라이더들에 브랜드를 소개한 것에 이어 내년에는 락빌125와 락빌250 그리고 레니게이드 베가스125와 레니게이드 ST300의 런칭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가 UM모터사이클이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시작의 해였다면 이제 내년에는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모델을 꼽자면 락빌250이 눈에 들어오는데 요즘 가장 인기가 높은 어드벤처 스쿠터 장르이기도 하고 250cc 모델이 300cc 배기량과 비교했을 때 출력에 큰 차이 없이 보험과 세금의 혜택이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경쟁력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UM모터사이클의 레니게이드 코만도125는 레니게이드란 라인업의 하나로 스포츠나 베가스, 프리덤, 클래식과 함께 크루저 라인업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코만도라는 이름처럼 군용 모터사이클을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을 지향하며 스포츠나 베가스, 프리덤, 클래식 같은 모델들도 저마다 이름처럼 각자의 스타일로 차별화를 꾀한다. 각 모델별로 배기량도 125cc부터 150cc, 250cc, 300cc까지 존재해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구축해 소비자들에게 각자의 취향과 스타일, 맞는 배기량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참고로 레니게이드 코만도 역시 동일한 차대에 125cc와 300cc 두 가지 배기량의 모델이 존재하는 모델이다.     

디자인을 둘러보면 처음에는 이것이 과연 125cc 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의 크고 묵직한 느낌이 든다. 특히 무광으로 이뤄진 페인팅 컬러와 여러 부분들의 디자인 형상이 코만도라는 이름처럼 각지고 투박한 모습을 보여줘 클래식 보다는 오히려 군용의 느낌이 들 정도다.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 날 정도로 남자다움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특히 연료탱크에 있는 별 모양 데칼과 프론트 휀다에 있는 미국 국기 로고는 당장에 2차 대전 군복 복장을 한 미군이 총을 둘러메고 타고 나타나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의 스타일이다.

약간 의외인 부분은 전체적으로 밀리터리 스타일을 고수해서 디지털 같은 요소하고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처럼 생겼는데 라이트나 계기판 같은 부분들은 또 LED나 디지털 같은 현대적인 요소들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런 부분들은 이 모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밀리터리 스타일을 고수했다고 해서 기계적인 성능이나 부가적인 요소들까지 모두 예전의 방식을 무리해서 고집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스타일은 클래식한 밀리터리 스타일이지만 라이더가 접하는 부분은 충분히 편리하고 효율적인 요즘 방식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드라이트를 감싸고 있는 금속 하우징 부분을 보면 무식할 정도로 강해 보이기도 하고 당장 이걸 끌고 적장으로 돌진해도 될 정도로 외부의 충격에 강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디자인적으로는 매우 단순한 구성이지만 두꺼운 부분은 더욱 두껍게 처리해 좀 더 강해보이는 인상을 준다. 여러 곳에서 매끈하고 세련됨 하고는 정 반대의 느낌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 둔탁하고 묵직함이 느껴진다. 전장에서 고장 났을 때 카울이나 커버 등을 뜯지 않고 그대로 수리하거나 파츠를 갈아 끼울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대부분의 부분들은 외부로 드러나 있고 그래서 더욱 거칠고 남성다운 느낌이다.     

덩치가 있고 거친 남성적인 디자인이라 시동을 걸면 웅장하거나 못해도 그에 걸맞은 소리나 떨림이 있을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의외의 반응에 생긴건 이렇게 보여도 배기량이 125cc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생각해보면 125cc 배기량에 어울리는 소리와 엔진 필링이다. 시트에 앉아 차체를 수직으로 세우는데 적지 않은 힘이 들어간다. 묵직한 느낌인데 처음에는 좀 당황스럽지만 적응하면 괜찮다. 다만 힘이 약한 여성 라이더나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지 않은 것이 좋을 것 같다. 평소 남자다운 것을 좋아하고 남들에게 상남자라고 불리는 타입의 사람이라면 묵직한 중량감이 나쁘게 느껴지진 않을 것 같다.

차체를 세우면서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지자 궁금증은 한가지로 모아졌다. 최고속이나 토크, 마력 이런 숫자 보다는 과연 이 정도 크기와 무게의 차체를 125cc 수랭식 4스트로크 DOHC 단기통 엔진이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물론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타는 동안 답답한 느낌이 들지는 않을까 궁금해졌다. 앞에서 잠시 언급을 했지만 레니게이드 코만도는 동일한 차대에 125cc와 300cc 두 가지 배기량의 모델이 존재하는데 만일 모든 것이 300cc에 맞춰서 제작됐다고 한다면 125cc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한 모델의 움직임은 더디고 버겁고 아무래도 힘에 부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으니 차체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매뉴얼 바이크의 정석적인 느낌 그대로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매우 정직한 느낌이랄까. 요청한대로 주문한대로 딱 그만큼 움직여주는 응답성을 보여준다. 125cc라는 배기량의 한계가 있어 변속 타이밍은 금방금방 다가오지만 기어를 넣고 뺄 때 애매한 것이 전혀 없다. 모든 것이 딱 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느낌. 기어를 넣고 빼는 그런 느낌이 나름의 재미가 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내가 이 차량을 마음 먹은대로 온전히 100% 컨트롤 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다. 주문을 하면 딱 내가 요청한대로 반응하는 모습을 어느덧 즐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오래 전 처음 국산 크루저 모델을 타면서 느끼던 그런 즐거운 기억이 떠올랐다. 

묵직하게 나아가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기어변속을 자주 해야 하니 차가 별로 없는 외곽으로 나오면 일찌감치 기어를 가장 고단인 6단으로 해놓고 달리면 나름 크루징하는 즐거움이 있다. 어느 정도 타보면 아까 생각했던 궁금증에 대한 의문점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정도 크기와 무게의 차체를 수랭식 4스트로크 DOHC 단기통 엔진이 과연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인데 정답은 오케이다. 묵직하게 움직이는 느낌은 있어도 답답해서 못 타겠거나 하는 움직임이 굼떠 아쉬운 느낌은 없다. 저단에서는 답답함보다는 오히려 부드럽게 움직여 초보자나 여성라이더라도 쉽고 편하게 탈 수 있다. 125cc 모델을 타면서 같은 차체에 배기량을 높인 300cc 모델은 과연 또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나쁘지 않으니 여기에 더 큰 심장을 품으면 그 때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모델로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트포지션이 낮아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도전할 수 있고 라이딩 포지션도 매우 편해 장거리 라이딩에도 부담이 없다. 윈드스크린으로 바람을 막고 뒤에 가방만 고정시켜 매달아도 장거리 투어 정도는 별로 문제가 없다. 전체적으로 낮고 긴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어 스타일도 좋고 핸들바가 넓은 스타일이긴 한데 전체적으로 밸런스도 잘 맞고 코너를 돌거나 할 때도 운동성능이 부족하지 않다. 프론트에 텔레스코픽 쇼버, 리어에 듀얼 쇽업쇼버 방식의 서스펜션도 나름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주며 프론트에 싱글디스크, 조금 아쉽게도 리어에는 드럼 브레이크가 장착되긴 했지만 어차피 고속으로 달리는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제동성능에는 별다른 무리는 없다.   

타보면 의외의 즐거움이 있다. 크기와 외형 디자인에서 이걸 아무도 125cc 모델로 보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뜻밖의 재미. 사실 국산 크루저 모델들은 외형상에서 조금 빈약해보여 도로 위에서 나란히 서서 신호라도 대기하고 있으면 존재감에서 약간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이 솔직한 사실이다. 이제는 스쿠터도 덩치가 큰 모델들이 워낙 많으니 명색이 카테고리가 크루저인데도 웅장하거나 멋진 모습하고는 좀 거리가 있는데 이 모델은 125cc 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하차감이라는 단어처럼 우리나라는 그만큼 외부에서 보이는 모습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데 이 모델은 그런 부분에서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이 당당할 수 있다는 소리다. 배기량이 적은 모델이지만 외형상으로는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는 사이즈와 디자인 덕분이다.   

고속으로 달릴 생각도 별로 없고 그냥 근거리를 여유 있게 유유자적 달리고 싶어 굳이 고배기량이나 고성능이 욕심나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고배기량 크루저들은 가격도 비싸고 보험료도 비싼데 심지어 유지비용까지도 만만치 않아 고민일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모델이 나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25cc 배기량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경제성과 효율성에 시각적으로 중형 모터사이클로도 보일 정도의 외형 사이즈, 게다가 타기 쉽고 밀리터리 디자인으로 스타일까지 빠지지 않아 나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UM모터사이클의 국내공식수입사는 우리나라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오랜 시간 존재감을 쌓아온 모터뱅크다. 모터뱅크라면 구입 후 사후처리에 대해 크게 걱정 안 해도 되는 것은 물론이고 소모품 등의 부품이나 파츠 등의 재고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안심하고 구입해도 된다. 또한 가격도 399만원이니 어려운 시기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효율적인 라이딩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가격과 배기량 그리고 디자인까지 감안해 경쟁할만한 모델을 찾아봐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비슷한 가격에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국산 브랜드의 125cc 크루저 모델이 있긴 하지만 존재감도 경쟁력도 딱히 있어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지금 현재 레니게이드 코만도125의 제품 경쟁력에 UM모터사이클이 국내 시장에 인지도를 착실하게 쌓아 나간다면 125cc에서 300cc 시장 점유율에 많은 변화가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도전자인 UM모터사이클이 국내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탄탄히 자리잡을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