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해 1조2209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23년 만의 적자라는 충격적인 실적에도 시장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를 살펴봤다.

▶▶ 빅배스로 불확실성 해소, 주가 급등 신호탄
현대건설의 대규모 적자는 전형적인 '빅배스'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 사우디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을 4분기에 몰아서 반영한 것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이 1조원 이상의 손실을 한 번에 처리하면서 잠재적 부실 요소를 모두 털어냈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확산됐다.
실제로 잠정실적을 공시한 1월 22일부터 현대건설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2만6100원이었던 주가는 5월 들어 5만원대를 돌파하며 약 108%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2조9064억원에서 6조355억원으로 4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 이한우 사장의 '원전 기업' 선언이 게임체인저
현대건설 주가 반등의 결정적 계기는 이한우 사장의 파격적인 전략 발표였다. 3월 28일 상장 건설사 최초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며 현대건설을 '원자력 중심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발표 세션 1시간 동안 '원전', 'SMR', '원자력'이라는 단어가 무려 113번 언급될 정도로 원전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주택 전문가였던 이한우 사장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원전으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나선 것은 시장에 '의외의 한수'로 받아들여졌다.
▶▶ 원전 사업 포트폴리오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현대건설의 원전 사업 전략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1971년 고리 1호기부터 시작해 총 20기의 국내 원전과 UAE 바라카 원전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원전 시장 점유율 35%라는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다.
올해 말 불가리아 원전 EPC 계약과 미국 팰리세이드 SMR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유럽과 중동 등에서도 대규모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 매출이 올해 6000억원에서 2030년 5조1000억원으로 약 10배 증가할 전망이다.
▶▶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 매수세가 상승 동력
현대건설 주가 상승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컸다. 1월 22일부터 5월 23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이 약 4059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3월 28일 밸류업 공시 이후 매수세가 더욱 강해져 2403억원을 추가 매수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6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7만8000원으로 제시하며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내놨다. 2025년 연결 영업이익 1조원 상회 전망과 함께 기저효과로 인한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