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못한 김태형의 경고" 나승엽, 2군행 위기서 얻어낸 마지막 집행유예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나승엽이 김태형 감독의 최후통첩 속에서 간신히 생존의 불씨를 살렸다.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2군행 위기에 몰렸던 나승엽은 지난 5일 수원 KT전에서 멀티 출루를 기록하며 김태형 감독의 경고에 응답했다.

그러나 데이터가 증명하는 그의 현재 성적은 여전히 낙제점에 가까워, 이번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일지 진정한 부활의 신호탄일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KT전에서 나승엽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4경기 연속 무안타의 침묵을 깼다.

특히 1B 0S 카운트에서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러 만들어낸 안타는 슬럼프 기간 중 보여주었던 생각 많은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압박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선구안을 잃지 않고 볼넷을 골라낸 점은 타격 메커니즘과 멘탈이 서서히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는 희망적인 징조다.

하루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나승엽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1할 4푼 7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롯데 팬들이 우려하는 점은 장타 실종과 출루율의 동반 추락이다.

최근 10경기에서 2루타 이상의 장타는 단 한 개도 없었으며, 시즌 출루율 또한 2할 대로 떨어져 주전 타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단 하루의 안타로 당장의 2군행은 면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부진 탈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나승엽의 부진이 팀에 더 큰 타격인 이유는 1루수로서의 수비력 때문이다.

나승엽은 올 시즌 48경기에서 실책 6개를 기록하며 1루 수비에서 리그 최하위권의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

투수들이 베이스 커버를 위해 전력 질주해야 할 정도로 송구와 포구에서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어, 타격 부진이 수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중이다.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타격이 안 되는 나승엽을 지명타자로 돌려 수비 부담이라도 덜어주고 싶지만, 현재 롯데의 지명타자 자리는 한동희 등 다른 핵심 자원들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나승엽은 타격에서 압도적인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수비 면제권을 받을 수 없는 엄중한 처지에 놓여 있다.

타격이 돼야 수비를 눈감아준다는 김태형 감독의 경고는 바로 이 상황을 의미한다.

이번 KT전 1안타는 나승엽에게 면죄부가 아닌 며칠간의 추가 유예기간을 의미한다.

김태형 감독이 즉각적인 2군 통보를 보류했으나,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까지 이어지는 전반기 잔여 경기에서 연속 출루와 장타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재정비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나승엽이 이 지독한 성장통을 깨부수고 거인 군단의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금 그의 배트 끝에 롯데의 후반기 명운이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