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는 비교되네'…추가시간의 추가시간 적용한 주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3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과 이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3차전이 열린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
두 팀의 경기는 긴박하게 진행됐다. 전반 37분 미국의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이란의 거친 공세가 이어졌다.
이란은 반드시 1골을 넣어야 했다. 이란이 1골만 더 넣고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잠궜다. 미국은 반드시 1골을 막아야 했다. 1골을 내준다면 16강 진출이 좌절되기 때문이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이란은 공격 일변도였고, 미국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다. 꼭 한국과 가나의 H조 2차전과 같은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미국은 정규시간이 끝날 때까지 이란의 공세를 막아냈다. 이제 경기는 추가시간으로 접어들었다. 추가시간은 9분. 이란은 공격했고, 미국은 수비했다. 그러다 추가시간 8분 즈음 지났을 무렵, 정확히 52분 53초에 미국 문전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가 쇄도하고 있었고, 뒤에 미국의 카터 빅커스와 경합하다 넘어졌다. 그러자 이란 선수들과 이란 벤치에서 모두 심판을 바라봤다. 그리고 강하게 어필했다. VAR을 확인하라는 제스처도 취했다. 빅커스의 파울이라는 의미였다. 인정된다면 이란이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주심은 파울로 인정하지 않았다. 경기는 진행됐다. 추가시간 9분이 모두 흘렀다. 그러나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지 않았다. 앞서 이란 선수들이 어필하는 과정에서 1분 가량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주심은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을 적용했다.
결국 약 1분이 더 지난, 정확히 54분 53초에 종료 휘슬이 울렸다. 미국은 16강에 진출했고, 이란은 탈락했다. 하지만 이란은 경기 후 심판에 대한 항의는 없었다. 시간을 공정하게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란은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을 준 주심은 스페인 출신의 안토니오 마테우다. 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활동을 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등의 경험을 가진 국제 심판이다. 2021년에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주심을 맡기도 했다.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의 의미와 방향성을 정확히 짚어내고 적용한 주심. 누구와는 비교되는 심판의 참모습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