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 여파 계속
미추홀구 경매 집중
낙찰률·시세 동반 하락
최근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 건수가 약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그 배경에 전세사기와 경기 침체가 겹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과 2023년에 발생한 조직적 전세 사기의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지지옥션이 발표한 '4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지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건수는 총 428건으로 전월(319건) 대비 109건 증가했다. 이는 2006년 3월 기록된 475건 이후 약 19년 만의 최대 수치다.

428건 중 194건이 인천 미추홀구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전체의 45.3%에 해당한다. 인천의 9개 자치구 중 한 곳에서 절반에 가까운 경매 물건이 집중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추홀구가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미추홀구 내 아파트 경매 물건이 매달 쏟아지면서 적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서울의 고층 아파트와 달리, 해당 지역은 5층 이상 단일 동 건물 형태의 나홀로 아파트가 많아 건축법상 아파트로 분류된다. 브랜드 아파트가 드문 점도 경매 물건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로 경매시장에 나와 아직까지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최근 새롭게 나온 물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추홀구 도화동의 26층짜리 단독 아파트는 2022년 7월 경매시장에 처음 등장했는데, 2023년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경매 유예 등 요청'이 접수된 내역이 있었다. 해당 물건의 법원 문건 접수 내용을 살펴보면, 2023년 ‘전세 사기피해자 지원 경매 유예 등 요청 제출’ 내역을 발견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세사기 발생 후 경매 절차에 돌입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2023년 집중 발생한 전세사기의 여파가 지금 경매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소장은 "경매 신청부터 진행까지 약 7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지난해 접수된 물건들이 이제야 시장에 본격 등장하고 있다. 인천지방법원은 수원지방법원과 함께 매각 물건이 많은 곳으로도 꼽힌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시세 하락과 전세사기 낙인효과가 더해지며 경매 지표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4월 인천 아파트 경매 물건의 낙찰률은 35.3%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4개월 연속 40%를 밑돌며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낙찰가율도 하락세다. 지난해 12월 84.4%였던 낙찰가율은 올해 1월 80.7%, 2월 80.5%, 3월 78.9%에 이어 4월에는 77%까지 떨어졌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3월 8.6명에서 4월 7.2명으로 줄었다.
이 선임연구원은 "미추홀구는 서민주택 밀집 지역으로, 전세사기범들의 주요 표적이 됐다"며 "피해 물건들이 권리상 하자가 없는 상태로 계속 경매시장에 나오는 중이다. 지역 시세가 많이 하락해 유찰은 기본적으로 두 번 이상 발생하고 있고, 신규 물건도 계속 추가되면서 적체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유찰이 반복되며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미추홀구 주안동의 '씨티프라임' 아파트는 이미 7차례 유찰돼 감정가 2억 1,800만 원에서 약 2억 원 가까이 하락했으며, 현재는 최저가 1,700만 원대에 8차 경매를 앞두고 있다.
전세가율 역시 지역의 불안정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64.4%지만 인천은 67.8%로 더 높다. 특히 미추홀구는 95.4%로, 깡통전세 위험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경매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 권리분석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 소장은 "감정가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 무작정 입찰했다간, 선순위 임차권 등으로 인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많을 수 있다"며 "전세사기 피해로 인한 낙인과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낙찰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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