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의 흡혈 스킬을 주사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듣기만 해도 짜증 솟구치는 한밤의 불청객 모기. 잡으려고 불 켜면 싹 사라져서 열받게 만드는 이 모기 녀석들이, 물 땐 또 아무 느낌도 안 들어서 눈뜨고 피까지 내줘야 한다. 유튜브 댓글로 “모기가 물땐 하나도 안 아픈데 그 기술을 주사에 쓸 순 없는 건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모기의 흡혈 스킬을 이용해 만든 주사가 개발됐고, 심지어 인기도 많다고 한다.

자연 상태에 있는 동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기술을 ‘생체모방기술’이라고 하는데 이 모기 주사도 생체모방기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생체모방기술 전문가 이인식 ESG 청색기술포럼 대표에게 모기에서 영감을 받은 주사가 가능한지 물어봤는데 이미 일본의 의료기기 회사 테루모에서 모기 주둥이 모양을 본떠 끝이 점점 가늘어지는 주사바늘을 만들고 나노패스33이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한다.

우리가 모기에 물려도 아프지 않은 이유는 모기의 주둥이 모양 때문인데, 하나처럼 보이는 모기의 침은 사실 6개의 다발로 이뤄져 있다. 모기가 피를 빠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톱날 모양의 작은 턱을 진동해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끝이 점점 가늘어지는 침을 찔러넣어 피를 빤다.일본의 연구진이 개발한 이 주사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바늘로 세포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통증이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이런 기술이 아직 모든 약물에 적용하긴 무리가 있어,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주사 분야부터 우선적으로 적용되어 쓰이고 있다.

또 모기가 물 때 분비하는 타액에는 여러 화학 물질이 있는데, 이 중 마취 성분의 물질도 있어 아픔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설명도 있다. 이 부분에서도 영감을 받아 패치형 주사가 개발되기도 했다.

김선중 HomoMimicus 대표
“우리가 모기 물렸을 때 아픈 걸 모르는 이유는 모기가 니들(바늘)을 우리 피부 속으로 넣으면서 일종의 국소 마취제를 같이 넣어주기 때문에 우리가 못 느끼는 건데요. 이 똑같은 원리를 이용을 해서 일종의 붙이는 패치인데, 국소 마취제가 나오는 바늘이 하나가 있고 실제 약물이 투여되는 바늘이 하나가 있어서 통증을 못 느끼게 되는 무통 주사가 실제로 개발돼서...”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식약처에 문의하니 효과가 기대되기는 하나 아직 임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한다.

식약처 관계자
“주사제는 더 침투성인데 더 아프고 패치제 붙이는 것보단 훨씬 흡수가 잘 되면서 분류를 봤을 때 주사제하고 패치제 중간 정도라고 하기도 하고요. 저희가 허가받거나 그런 건 아직 없고 저희로선 허가 전 임상을 하려고 하는 단계여가지고..."

그런데 가끔 맞는 주사. 그냥 잠깐 따끔하면 되지 뭘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주사만 봐도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는 주사공포증 환자나, 매일 스스로 주사를 놓는 당뇨병 환자들, 그중에도 소아당뇨 환자들은 아프지 않은 주사가 절실하다고 한다. 특히 주사공포증 환자는 단순히 무서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주사 맞을 때 실신을 하기도 한단다.

취재하다가 알게 된 건데, 모기 외에도 자연과 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다른 생체모방기술도 생각보다 많이 쓰이고 있다. 찍찍이로 부르는 벨크로나 수영선수들의 전신수영복에도 생태모방기술이 적용된다고 한다.

조영호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 부장
“제일 유명한 것 중에 벨크로가 있죠. 찍찍이! 옷에 탁 달라붙잖아요. 또는 상어의 피부를 모방해가지고 수영복을 만들었던 것들. 일본 KTX 같은 거 신칸센 고속열차 제가 알기로는 물총새를 응용했을 거예요”
김선중 HomoMimicus 대표
"우리가 인공위성을 접어서 쏘잖아요. 자연계의 곤충 중에 자기 날개를 10분의1 정도의 사이즈로 줄일 수 있는 곤충이 있어요. 나사에 있는 연구자들이 연구를 할 때 곤충의 날개를 모방해서 태양광 패널이나 아니면 안테나를 작게 접어서 우주로 나가서 그걸 다시 펼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실제로 만들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치타와 캥거루에 영감을 받은 육상 로봇과 박쥐와 벌새에서 착안해 만든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체모방기술이 적용되고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생체모방기술이 쓰이는 이유를 들어보니,

조영호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 부장
"자연계에 있는 생물들이 그동안 수백만 년 수억 년 인간이 만들어갈 때는 여러 가지 실수를 반복하고(X4) 해서 진화해 왔잖아요. 환경에 맞게 다양한 생물들이 환경에 맞게 진화해 온 것들 형태 구조 같은 것들을 모방해서 인간한테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거죠"

인생에 도움 하나 안될 거 같은 모기새ㄲ.. 아니 모기들도 도움이 될 수 있다니 하루빨리 아프지 않은 주사가 나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