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경험한 대기업에서 사람짜르는 법(2) 징계위원회 대처법
1탄이 왜 포텐에 갔는지 모르겠다.
이게 1탄임 https://m.fmkorea.com/7095380307
근데 가장 많이 의혹제기 받은 것부터 답하자면
1) 과장 따리가 어떻게 대표이사 라인이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정확히는
내가 당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근데 그렇게 추정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일하던 전직장은 대기업 계열사임.
대표이사 아래는 전략기획이 2명이었고
내 상사는 차장님으로 전략기획실장,
나는 과장이었는데 꼬마기획이라고 통상 불렀음.
전 대표이사님이 계약종료로 날라가고,
얼마 후에 내 상사는 뜬금포로 감사실에 감사를 받음
죄목은 컨설팅 업체한테 뒷돈받은 정황이었다.
당연히 좆도 없는 내용이었기에 상사는 당당했는데
감사실이 그렇게 당당하면 통장 까보라고 했다함.
상사는 자기 통장 깠대. 그랬더니,
아내 통장도 까보라고 했다함.
ㅅㅂ 어이가 없었지만 통장을 깠대.
근데 그래도 뭐가 안나오니
부모님 통장도 까보라고 했다더라.
내 상사가 부당하다고 막 반발하니까,
"꼭 통장을 까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고요,
떳떳하면 못까볼게 있나요?"
감사실에서 이렇게 말했다더라.
결국 내 상사는 더러워서 이직해버림.
그리고 6개월 후에 내가 뜬금포로
감사받게 된거임.
그래서 상사와 나는 이게 숙청이 아니었나
추정하는 거임
2) 나는 실제로 대표이사와 조찬부터
퇴근길까지 거의 붙어있는 일이 대다수였음.
말이 전략기획이었지, 실제 하는 일은
그룹 본사나 회장용 보고서 따까리였는데,
이게 한 주에 내는 양만 해도 몇백페이지였음
그래서 늘 PPT찍어내고 대표이사 보여주고
다시 피드백 받고 수정하고... 이게 내 주업무ㅋ
거기에 이상하게 전 대표이사는 운전을
나한테 존나게 시키더라.
꼭 어디 갈 때 데리고 다님.
아, 우리 회사는 법인차는 나오는데
기사는 따로 없었음.
3) 직원 짜르려면 법카, 오지발령으로 하지
왜 무리하게 성희롱을?
내가 결국 부당해고를 당하고, 구제신청할 때
노무사를 찾아가서 들은 얘기임.
법카는 회사에서 부당사용을 입증해야해서
매우 힘들다더라. 기억이 안난다고 하면 할 말 없대.
최근에 왜 성희롱을 주로 쓰냐면
이게 낙인이 찍혀버리기 때문에 일단 불리해짐.
어디에 말도 못하고, 말해도 다 나를 의심함.
실제 내가 기자한테도 제보하려고 전화했는데
기자도 존나 심드렁하게 반응하더라.
"아, 당연히 펨붕씨는 억울하시겠죠.
근데 성희롱이란게 피해자가 느끼는 기준이잖아요?"
이게 전가의 보도처럼 쓰임.
여튼 2탄을 써보겠다. 징계위원회 당한 건임.
한 1주일 기다리니까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고 연락이 옴.
여기까지도 사실 나는 그냥 똥밟았다고 생각함.
대충 감봉 3개월 정도 받지 않을까 생각함.
그래서 징계위원회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석함.
근데 내가 진짜 운이 좋은 게 있었다.
나까지 4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잖아.
그 중 변호사 선임했다던 분이 내 전전 타임이었는데
나한테 녹취를 꼭 하라고 조언해주시더라.
변호사가 그러라고 했대.
그래서 나도 폰을 비행기모드로 바꾸고 녹취함.
이 녹취가 나중에 날 살림
징계위원회 자체는 별게 없었다.
그냥 감사실에서 했던 질문 거의 그대로였음.
거의 비슷하게 답변했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길래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하고 끝났다.
가볍게 집에 돌아와 있는데
이틀 후에 인사팀이 전화를 해서 받으니
결과가 해고라더라ㅋㅋㅋ
순간 머리가 띵했음.
왜냐, 나도 아는 분들한테 여러가지 루트로
물어봤는데, 다들 감봉 3개월 정도 예상하시더라고
띵한 나에게 인사팀이 존나 선심쓰듯,
원래 대기발령이면 급여가 기본급만 나가는데
이번에는 그냥 원래받던 대로 보내준다고 하더라.
근데 의아한게, 자꾸 나보고 한번 만나재.
우리 동네까지 오겠대네?
나는 덜덜 떨면서 인사팀장을 만나기로 약속하고
결국 만나게 됨.
인사팀장은 진짜 지금까지 봤던 모습 중
가장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제수씨는 괜찮으세요?"부터 시전하더라.
지금 같았으면, ㅅㅂ 병주고 약주냐로
버럭 소리라도 지를텐데
그때는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짐.
인사팀장이 휴지도 건네주고 여튼ㅋㅋ
내가 진짜 억울하다고 두서없이 얘기했는데
가만히 들어주고 토닥토닥해줌
그러더니 본론을 슬슬 얘기하더라.
펨붕씨 지금까지 고생 많았는데
이렇게 되서 유감이다.
근데 여기서 그만하는게 낫지 않겠냐?
이 소리에 펑펑 울다가 정신이 팍 돌아옴
그만둔다는게 뭔소리냐고 물어보니까,
지금 사직서를 내면 징계는 없던게 된대.
그럼 퇴직 사유도 징계해고가 아니라
권고사직으로 처리해주겠대네?
징계해고는 실업급여도 못받는데
권고사직은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대.
게다가 이직을 생각해보래.
징계사유가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이면
이직도 쉽지 않을 수 있대.
근데 권고사직이면 몇 달 쉬다가 다른 곳
이직하면 되는 거 아니냐?
펨붕씨 아는 선후배들도 많은데
더 좋은 곳 찾을 수 있을꺼다
이런 얘기를 듣고 있으니 머리가 존나게 복잡해짐
그래서 지금은 머리가 복잡해서
좀 생각해보고 아내하고 상의도 하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음
뒤늦게 알게 된 건데 이것도 내가 존나 잘한거임
그러자 인사팀장은 뭔가 심기가 거슬렀는지
약간 딱딱해진 말투로,
그럼 2일 후까지 연락을 달래.
그러면서 징계 결과 통보서 한장을 줌
거기 보니까 재심 신청은 3일 이내 하라고 되어 있음
그렇게 미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나랑 같이 징계받은 나머지 3명한테 전화를 해봄
소름 돋는게, 다들 인사팀장하고 미팅했고,
내용은 똑같았음.
근데 두분은 그냥 그 자리에서 사직서에
사인까지 다 하셨대.ㅜㅜ
나랑 변호사 선임한 분만 남게 됨.
그리고 나는 고민하다가 결국 재심 신청하겠다고
재심 신청서 써서 회사 로비에 갖다줌.
다음 편에는 재심부터 얘기해줄께
거기부턴 스펙타클해짐
아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재심에서도 해고 떴고
부당해고 구제신청 노무사 선임해서
이유서 답변서 존나게 주고 받다가
결국 회사한테 합의금 달달하게 받음
정신적으로는 피폐했고 피오줌도 쌌지만ㅋ
애초에 펨코에 글 올린게
지금 내 후배놈이 거의 똑같이 당하고 있길래
그눔아 보라고 쓴 거이기도 함
펨코 열심히 하는 애여서 글을 볼꺼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