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자본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의 감소를 두고 "(삼성전자) 주가와 금리가 현 수준 대비 30~40% 이상 하락을 가정하더라도 150% 이상은 유지할 수 있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150% 이상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은 주주환원율 50%까지 상향 목표를 계속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19일 이완삼 삼성생명 부사장(CFO)은 지난해 결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이 부사장은 "아직 제도 안정화가 필요한 만큼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며 "삼성생명은 K-ICS 비율은 현재 수준 유지를 목표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제시한 지난해 말 잠정 K-ICS 비율은 180%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193.5%보다 약 10%p 떨어진 수준이다. 여기에는 금융 당국이 추진한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 산출 가정 변경 및 금리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ICS 하락과는 별개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유지하고 7조원 이상의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는 등의 복안을 밝혔다. 다만 50% 상향과 관련해 '밸류업 공시 전'을 이유로 특정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이 부사장은 "3, 4년 이내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8953억원) 대비 약 11.2% 증가한 2조1068억원으로 나타났다. 배당수익 증가와 금리 하락에 따른 부채 부담이자 감소 등 영향으로 투자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개선된 결과다.
신계약 CSM은 금리 하락과 영업 경쟁 심화에도, 전년 대비 신계약 물량 확대 및 건강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로 3조3000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신계약 CSM 중 건강상품의 비중은 전년 대비 21%p 증가한 58%를 기록했다. 보유 CSM은 신계약 CSM 성과와 효율 관리로 연시 대비 7000억원 순증한 12조9000억원을 확보했다.
보유 CSM 감소에는 유배당 연금 상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과거 판매했던 유배당 연금 상품의 사망률(기대 수명) 개선으로 연금 지급액이 늘고 있다"며 "이를 4분기 계리적 가정에 반영한 결과 약 3000억원 정도의 CSM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약 2000억~3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예상한다"며 "다만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어 양질의 신계약 CSM이나 보유계약에 대한 효율적 관리로 보험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것을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삼성생명은 올해도 금리 하락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우선 신계약 CSM 확보, 장기채 매입 등 기본적인 자산부채관리(ALM) 강화 대책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전적으로 2022년부터 4차례에 걸쳐 공동재보험을 출재했다. 이밖에 자본성 증권 발행,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과 관련해 장기 보유 주식 지정 등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변 팀장은 "자본성 증권 발행에 대해서는 외부 환경 여건뿐 아니라 공동 재보험과의 비용 비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불리를 점검한 후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현재까지는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수준으로만 봐 달라"며 확정적인 답변은 피했다.
전속설계사 수는 연시 대비 5570명 이상 순증한 3만7313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 채널 경쟁력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펀더멘털 개선 및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주당 4500원으로 배당을 결정했다.
한편 이날 실적발표회에는 발표를 선진국처럼 대표(CEO)가 참여해 주주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다. 삼성생명 측은 이를 받아들여 연간, 반기, 분기별로 대표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개선 사항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