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fined dmcf-ptype="blockquote2" dmcf-pid="" class="undefined">삼성이 ‘바이오 초격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바이오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지만 바이오산업은 불확실성이 큰 산업 중 하나입니다. 향후 삼성이 마주칠 위기와 기회를 분석해보겠습니다.</undefined>

삼성의 바이오 분야 미래 전략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존재가 희미해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 승계 작업이 완료된 이후부터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제약사인 바이오젠이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바이오젠이 15%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됐다. 2018년 바이오젠은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체 주식의 ‘50%-1주’인 1034만1852주를 보유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둘러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지분 관계는 2022년 끝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사들였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상장 자회사(100%)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이나 사업 계획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개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제5 공장 증설을 결의했다. 제 5 공장은 인천 송도 11공구 제 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건설된다. 총 투자비는 1조9800억원, 생산능력(capacity)은 18만 리터이며 연면적은 9만6000㎡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착공에 돌입한다. 제 5공장이 완공되면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4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스위스 바이오의약품 제조사인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이 30만 리터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5공장 증설로 제 2바이오캠퍼스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제2 바이오캠퍼스가 들어서는 11공구 부지 면적은 총 36만㎡ 규모다. 제 2바이오캠퍼스는 제 5공장을 시작으로 추가 생산 공장 및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등이 순차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투자금은 총 7조5000억원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성하는 제 2바이오캠퍼스는 제 5공장 외에 구체적인 계획이 외부에 발표되진 않았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도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에 대해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 결의 이후 정기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제 2바이오캠퍼스 조성 계획과 CDO(위탁개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의 내용을 발표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전까지 실적 자료에 항상 언급됐던 부분과는 결이 다른 부분이다.
오히려 주총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언급한 기업은 따로 있었다. 17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주총을 개최한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공개 여부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손자 회사로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재용 회장 구속 후 신규 파이프라인 실종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된 영업활동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다. 그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완료한 의약품은 모두 바이오시밀러(기존에 개발된 생물의약품과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생물의약품)다. 총 6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으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나 항암제 등이 대부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렇게 개발한 의약품을 위탁생산기업에 맡겨 생산하고, 이를 국내외 제약사와의 판매 계약을 통해 공급한다. 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을 생산하며, 생산된 의약품은 유한양행과 보령, 삼일제약이 국내에서 판매한다. 해외 판매는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오젠과 오가논이 담당한다. 오가논은 글로벌 제약사인 MSD에서 분사된 기업으로, 특허가 완료된 의약품이나 복제의약품을 판매하는 판매 중심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현재 연구 개발 중인 의약품은 총 5개 품목이다. 급성 췌장염 신약을 제외하고는 전부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시밀러는 먼저 개발된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 이슈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개발 여부를 결정해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임상이 시작되면 개발 현황이 공개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가장 최근 신규 프로젝트 연구개발에 착수한 시점은 2017년이다. 적응증은 급성 췌장염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진 않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작년 발간한 '글로벌보건산업동향 454호…바이오시밀러 R&D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55개의 블록버스터급 첨단 의약품의 독점 생산권이 앞으로 10년 이내에 풀린다. 이 보고서는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들 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 이상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만한 제품이 없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점 휴업' 상태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그 요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더이상 신규 연구개발 아이템을 찾지 않게된 시점인 2017년은 삼성그룹에게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이재용 회장이 구속됐으며,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시기다.
통상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구개발비로 집행 가능한 부분은 인건비와 시설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개발비는 대부분 시설투자로 집행됐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건비 혹은 용역비(임상CRO기업 지급)로 집행됐다.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비는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무형 자산으로 잡으면 비용은 줄어들고 반사적으로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이슈는 현재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합병 의혹 재판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이재용 회장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지금 무리하게 연구개발비를 잡을 필요가 없어졌다. 나스닥 상장도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다. 삼성물산 측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말은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나온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성장하고 있는 지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더 이상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스템에 굳이 신약개발을 붙일 이유도 없고, 고객사와의 트러블만 생길 수 있다”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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