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망했어”…잘 먹고 잘 살던 유럽이 반성문 쓰는 사연

김덕식 기자(dskim2k@mk.co.kr) 2024. 9. 10. 20: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유럽의 글로벌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직면했으며, 당장 산업전략을 탈바꿈하지 않으면 존재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드라기 전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유럽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이처럼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이유는 혁신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드라기 전 ECB 총재의 경고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PA = 연합뉴스]
유럽의 글로벌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직면했으며, 당장 산업전략을 탈바꿈하지 않으면 존재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드라기 전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유럽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이처럼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이유는 혁신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 EU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보고서에서 유럽은 자동차 산업에 치중된 ‘중등 기술의 함정(middle technology trap)’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연구개발(R&D) 지출 측면에서 유럽기업은 변함없이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20년 동안 소프트웨어와 디지털을 비롯한 최신 기술 분야로 대체됐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유럽이 자랑하던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아울러 EU가 경제 디지털화에 필요한 최첨단 인프라 제공에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고 수준의 우수성을 갖춘 교육 기관이 충분하지 않고, 혁신에서 상업화로 이어줄 파이프라인도 취약하다는 이유다. 그는 “유럽에 아이디어가 부족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혁신을 상업화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학술 과학저널에 게재된 논문 수 50위 안에 미국과 중국 연구기관이 각각 21개, 15개인 반면 유럽 연구기관은 3개에 불과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