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조지아 인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공장(HL-GA 배터리)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 300명을 구금했지만 현대차 소속 직원은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건설 단계의 현장 특성이 배터리 기술과 설비 시공 인력에 집중된 탓이다. 그러나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원청의 책임이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중 상당수는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하청 협력업체 소속 인력으로 확인됐다. 이는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의 인력 배치와 관련이 있다.
이 공장은 배터리 셀 생산을 위한 전문 공장으로 건설 단계의 핵심은 공정 설비 구축과 시공이었다. 완성차 제조 중심의 현대차 인력이 투입될 여지가 적었다. 현장에서 요구된 것은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가진 LG에너지솔루션 인력, 설비 설치와 전기·기계 시공 등을 담당하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협력업체 인력이었다. 특히 공사 막바지에 이뤄진 설비 설치, 배선, 내부 마감 작업에는 단기 파견 형식으로 투입된 한국 본사 및 협력사 기술 인력이 집중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 인력은 대부분 합법적인 주재원 비자로 파견된 관리직이나 엔지니어다. 현장에 상주하지 않고 필요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대규모 단속 당시 포착되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소속 직원이 단속에 걸리지 않은 것은 구조적 맥락상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원청으로서의 관리·감독 책임에서 현대차가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원청이 직접 고용을 최소화하고 인력 운용을 협력사에 위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용과 일정 관리 차원에서 효율적이지만 이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 책임은 하청에 집중되고 원청은 "직접 고용이 없다"는 이유로 비켜서는 구조적 불균형이 드러난다.
더 큰 문제는 단속에 적발된 하청업체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향후 미국 입국 과정에서 비자 발급 제한 등 직접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지만 원청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머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직접 고용 인력을 최소화한 것은 사업 구조상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병존한다. 대형 프로젝트에서 원청은 투자와 의사결정을 맡고 시공사와 전문 협력사가 현장 인력을 운용하는 것이 통상적 관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HL-GA의 시공은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담당했고 배터리 기술 인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 현대차 완성차 부문 직원이 대규모로 투입될 여지는 제한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법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고용 자격 확인 절차와 이민법 준수도 포함된다"며 "이 같은 원칙은 협력사, 공급업체, 계약업체, 하청업체에도 동일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인력의 안전과 복지는 직접 고용 여부와 관계없이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절차를 재검토하고 특히 협력사와 하청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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