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만난 이상민 “숨막히는 민주당, 국민의힘에서 희망 봤다”

대전=민영빈 기자 2023. 11.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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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與, 대통령실만 바라보는 상황 넘어서야”
인요한 “이상민, 與 입당? 본인 결정 존중… 오시면 환영할 것”
인요한, 원희룡 험지 출마 선언엔 “고마워서 눈물 난다”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 중진으로 꼽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저 같은 사람을 불러 제가 가진 얕은 경험이나마 듣고자 하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혁신위를 향해 더 이상 대통령실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1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에서 열린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 강연 및 토론회를 앞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카이스트 본관에서 진행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 방안’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민주당을 통한 정치적 꿈을 이루고자 했는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고 제 공간도 없는 ‘숨 막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약 50분 진행됐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혁신위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서보다 부드럽고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아무 소리도 못내는, 대통령실만 바라보는 상황을 넘어서서, 이제는 다양하게 여러 비판적인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올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오늘 제일 크게 배운 건 국민 눈높이에 내려와야 한다는 말씀”이라며 “여야의 이념과 사상이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을 위해 정쟁을 멈추고 양당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소중한 말씀도 들었다”고 화답했다.

또 이 의원은 혁신위가 예고한 활동 기한 중 남은 한 달이 가야 할 방향도 짚었다. 그는 “대통령도, 국민의힘도, 혁신위도 모두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저항이 많고 얽히고 설킨 것들부터 다루면 오히려 좌초당하고 소모적인 데 빠질 수 있다”며 “1년 6개월의 국정 기조 중 국민 민심에 이반하거나 정면으로 맞섰기에, (국민들이) 거칠고 오만하고 차갑게 느꼈던 부분을 다시 보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을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의 국정은 보다 부드럽고 섬세하면서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인 위원장과 혁신위원들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들지 않으면서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 위원장을 향해 “대통령과 ‘핫라인’을 통해 아주 지겹도록 만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이 의원을 향해 “아무리 룰(규칙)을 잘 만들어도 그 룰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이 의원이) 말씀해주셔서 ‘오픈프라이머리 정신’으로 국민 앞에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를) 물어서 경선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을 깨닫고 배웠다”고 답했다. 이 의원도 인 위원장의 오픈프라이머리 정신(공직 후보 선발에서 최우선으로 둬야 하는 건 민심)에 공감을 표했다.

이에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혁신안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질의하자, 인 위원장은 “우리는 대북 정책에 대한 생각도 많은 부분이 같고,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당의) 다양성에 있어서 매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의원 본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제가 (이 의원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이 의원이 입당을 위해) 오신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인 위원장과의 만남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나 중진 의원들과 접촉할 계획에 대해서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고 시사하면서 “12월 초까지 민주당 잔류 혹은 탈당 거취를 말하겠다고 했다. 제 선택은 정치적 꿈을 펼치고 지금까지 저를 지지해준 분들이 동의한 선에서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험지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에 대해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며 “본인이 고민 중이라고 어제 전화가 왔다. 너무 고맙다고, 혁신이 이제야 행동을 시작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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