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질주…2025는 매킬로이의 해?

김경호 기자 2025. 3. 20.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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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폰테베드라비치|AFP연합뉴스


올 PGA 4번 출전해 2승
역대 가장 빠른 페이스


“내 최고 아직 안 보여줬다”
그랜드슬램 마지막 퍼즐
마스터스 우승 강한 자신감


“현재의 나는 내 경력중 최고로 완성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통산 28승에 이르기까지 그가 이토록 빠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은 시즌은 없었다. 톱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자신감 넘치는 쾌속질주가 세계 골프팬의 가슴을 뛰게 한다.

남자골프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 1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상금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 달러) 연장전에서 J.J 스펀(미국)을 압도하고 우승컵을 들었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 등에 이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큰 대회에서 멀티 우승을 거둔 8번째 선수가 된 그는 이번 시즌 4번째 출격에서 벌써 2승, 그리고 2010년 첫 우승 이후 28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올 시즌 첫 2승이고, 최근 4년 연속 멀티 우승 기록이다.

매킬로이의 빠른 페이스는 2024년의 셰플러를 연상케 한다. 셰플러는 지난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하고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두 번째 그린 재킷을 입은 뒤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우승까지 한 시즌 7승을 달성하는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대회 전 2승을 거둔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무서운 기세라면 한 시즌 4승씩 달성했던 2012년과 2019년을 뛰어 넘어 개인 최고시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주 앞으로 다가온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그는 2014년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챔피언에 복귀하며 꿈에 그리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셰플러와 같은 페이스로 4월을 보낸다면 그에게 한 시즌 6~7승을 기대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매킬로이는 우승 인터뷰에서 “경력중 가장 완벽한 골퍼가 됐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향상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퍼트가 좋아졌고, 쇼트게임도 향상됐다. 바람 속에서도 볼 컨트롤이 더 좋아졌고,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번주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우승했다”며 “제가 더 완성된 선수로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내 최고의 골프는 아직 오지 않았다. 절대적으로 그렇다”며 “내가 아직 최고의 골프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믿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경쟁할 이유가 없다”는 말로 매우 강한 자신감을 뿜어냈다. 올시즌 볼컨트롤이 더 용이해진 경기구로 바꾸고, 연쇄적으로 그에 맞는 클럽으로 재구성 한 것도 그의 골프를 더 강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기량과 자신감, 그의 풍부한 경험을 고려하면 매킬로이는 현재 멀찌감치 앞서있는 셰플러의 세계 1위 자리를 다시 위협할 수 있으리란 기대마저 걸게 한다. 매킬로이는 2022년 10월 9번째 세계 1위에 올라 16주간 정상을 지키다 2023년 2월 셰플러에게 자리를 내줬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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