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키장 가면 안 되는 이유…4년새 3곳 폐업, 다음은?

국내 스키장 산업이 정면으로 '삼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영업일 감소와 제설 비용 급증, 젊은 세대의 외면으로 인한 수요 감소, 그리고 임차료·전기료 등 운영 비용 폭증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줄폐업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 스키장 개수 추이와 폐업 위기의 현실

2009년 알펜시아 스키장 개장을 기점으로 국내 스키장은 한때 전국 17곳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 불과 15년 만에 상황이 급반전했다. 현재 국내에는 13곳의 스키장만 남아있으며, 이 중 강원도에 9곳이 집중되어 있다.

최근 4년 사이 3곳의 스키장이 직접적으로 문을 닫았다. 2021년 남양주의 스타힐리조트 폐업을 시작으로 2022년 포천 베어스타운, 같은 해 2022/23 시즌부터 용인 양지파인리조트가 차례로 운영을 중단했다. 경기도 스키장들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강원도 지역 스키장으로

국내 스키장 산업이 정면으로 '삼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영업일 감소와 제설 비용 급증, 젊은 세대의 외면으로 인한 수요 감소, 그리고 임차료·전기료 등 운영 비용 폭증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줄폐업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 스키장 개수 추이와 폐업 위기의 현실

2009년 알펜시아 스키장 개장을 기점으로 국내 스키장은 한때 전국 17곳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 불과 15년 만에 상황이 급반전했다. 현재 국내에는 13곳의 스키장만 남아있으며, 이 중 강원도에 9곳이 집중되어 있다.

최근 4년 사이 3곳의 스키장이 직접적으로 문을 닫았다. 2021년 남양주의 스타힐리조트 폐업을 시작으로 2022년 포천 베어스타운, 같은 해 2022/23 시즌부터 용인 양지파인리조트가 차례로 운영을 중단했다. 경기도 스키장들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강원도 지역 스키장으로 쏠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 기후 위기가 만든 '악순환의 고리'

영업일 수의 급격한 감소가 스키장 산업 전체를 흔들고 있다. 과거에는 영업일이 120~130일에 달했으나, 현재는 80~100일까지 축소되었다. 이는 단순히 손실 기간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겨울 시즌의 정의 자체를 바꿔놓았다.

겨울이 늦게 시작되고 빨리 끝나면서 예전처럼 11월 중순에 개장하던 스키장들이 현재는 12월 중순을 넘어서야 문을 연다. 마지막 시즌도 평년보다 빨리 마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스키장은 정상적인 슬로프 운영조차 어려워진다.

제설 비용 폭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자연 강설이 부족해지자 인공눈 제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기온 상승으로 인공 눈을 만들기조차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폐장 후 전기료다. 스키장이 문을 닫은 4월과 5월에도 12월에 사용한 만큼의 전기료를 기본으로 내야 하므로, 스키장 운영사들은 비수기 전기료 부담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국유림 임차료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대부료가 매년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스키장의 경우 4~5년 사이 100% 가까이 올랐다. 이러한 고정비용 증가는 스키장 경영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 스키 인구의 급락…세대 변화와 여가 선택지의 다양화

스키장 이용객의 감소 추세는 명백하다. 2011년과 2012년 최고 686만명을 기록했던 스키 인구는 2021년 145만명으로 무너졌으며, 2024년 시즌에야 443만명으로 부분 회복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피크 대비 35% 이상 감소한 상태다.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은 결정적이다. 10대와 20대의 이용객이 점차 줄어들면서 신규 스키 인구 유입이 단절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초·중학생들이 겨울방학마다 단체로 스키캠프를 즐겼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단체활동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

MZ세대의 스키 외면도 뚜렷하다. 캠핑, 등산, 서핑,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레저 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스키라는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퇴색되었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면서 국내 스키장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한 원인이다. 실제로 내국인들이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로 스키 여행을 떠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 업계의 생존 전략…'다각화'에 모든 것을 건다

스키장 운영사들은 더 이상 '일일 입장객'과 '일반 시즌권'만으로는 경영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다양한 전환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즌권 상품의 차별화가 그 첫 번째다. 용평리조트의 'PRIME FAMILY' 상품은 자녀 1인에게 추가 시즌권을 제공하며 뷔페 소인 무료 혜택까지 포함한다. 하이원의 경우 자녀 추가 옵션을 1인당 20만원에 제공하면서 19세 이하 자녀에게 워터월드와 스노우월드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비발디파크도 마찬가지로 19세 이하 자녀에게 무제한 등록 가능한 자녀 시즌패스를 내놓았다.

사계절 리조트화는 겨울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다. 용평리조트는 사계절형 관광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했고, 이는 기후 위기 속에서도 생존 가능한 산업 전환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원은 워터월드와 스노우월드 같은 다양한 부대시설을 겨울 이용객과 통합 마케팅함으로써 복합 리조트로의 진화를 추진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중요한 전략으로 떠올랐다. 2024년 12월 기준 스키장 연계 상품 트래픽은 전월 대비 33% 늘어났으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4.7%로 실제 예약 전환이 트래픽 증가를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일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변동성이 존재한다.

체험형 콘텐츠 강화도 신세대 유입의 핵심이다. 스노우보드, 튜브 슬로프, 야간 스키, 온천 연계,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 등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틱톡용 포토스팟과 음식 경험 같은 '인증용'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과거 '스키+숙박+리프트' 중심의 단순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다.

▮▮ 사계절형 리조트로의 전환이 답인가

전문가들은 스키산업의 미래를 '기후 적응형 관광산업', '지역경제 유지 산업', '산간지역 재생산업'이라는 새로운 틀로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 관계자는 "세계는 이미 '스키장 전환 시대'에 들어섰다"며 "한국도 겨울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사계절형 관광과 지역 산업 연계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럽 알프스도 같은 위기에 처해있다. 북부 알프스 최대 스키 리조트인 '알프 뒤 그랑세르'는 2024년 지구온난화로 인한 강설량 감소와 인공눈 생산 비용 증가로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85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일부 스키장은 슬로프를 산악자전거 트레일로 전환하거나 운영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스키장 운영사 임충희 한국스키장경영협회 회장은 "스키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는 하나의 연결망"이라며 "기후 위기와 매출 급감이 이어진다면 공동체 붕괴는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용평리조트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사례도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 지역경제의 연쇄 붕괴를 막기 위한 과제

스키장 폐업은 단순히 관광업의 문제가 아니다. 알프스 스키장이 수년째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은 그것이 지역 경제 전반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숙박, 식음료, 교통, 소매 등 인접 산업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국유림을 임차하고 있는 스키장들은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임차료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비수기 전기료 기본료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 스키장을 공공의 체육·관광 인프라로 인정하고 제도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제 스키장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기존의 '슬로프 중심' 모델을 넘어 '체험·관광·문화'가 결합된 융합형 리조트로의 거듭남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 국내 겨울 레저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겨울이 다시 돌아올 때마다 스키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운영사·정부·지역사회가 함께 준비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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