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에 협력사 ‘갑질’ 과징금까지…진퇴양난의 교촌
실적 반등 기로에서 악재…3년 새 ‘2번 인상’ 여파는 여전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교촌치킨이 내우외환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분기 99억원의 영업손실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최근 3년 새 두 차례 가격인상으로 소비자 외면을 받고 있는 교촌치킨이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교촌에프앤비가 협력사의 전용유 유통마진을 일방적으로 인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억83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치킨 가맹사업의 필수품목인 전용유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협력사들과 최소 유통마진 보장, 연단위 계약갱신 등의 거래조건으로 거래를 이어왔다. 그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용유 가격이 급등하자 2021년 5월 협력사들과 연간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당초 약정된 캔당 유통마진은 1350원에서 0원으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이 기존에 얻을 수 있었던 총 7억원의 유통마진 손실을 보게 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 측은 "해당기간 동안 협력사들의 유통마진이 캔당 1350원에서 0원으로 급감한 반면 교촌에프앤비의 유통마진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며 "협력사들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거래조건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교촌에프앤비의 행위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교촌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교촌 측은 "본 건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의 이익을 개선하려는 정책으로 본사는 어떠한 부당 이득을 취한 바가 없다"며 "폐식용유 수거 이익이 새 식용유(전용유) 공급이익보다 높아진 영향으로 폐유 수거를 함께 진행한 해당 업체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바이오디젤 관련 정책(항공유 의무혼합 등)을 추진하면서 폐식용유 수거 이익이 새 식용유 공급이익보다 높아짐에 따라, 해당 업체에서도 높아진 폐유 수거 이익을 감안해 새 식용유 공급마진 조정에 동의했다"며 "이 같은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다양한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자 탈출 기로에 '갑질' 이미지 덧씌우나
교촌이 법적 대응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공정위 제재는 교촌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협력사 유통 마진을 대해 사실상 갑질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 3년 새 잇단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교촌으로선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교촌은 2021년 11월에 이어 지난해 4월 가격을 올렸다. 특히 주요 치킨 가격을 최대 2000원이나 올린 지 1년5개월 만에 또 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이로 인해 품목당 가격은 3000원을 올랐다. 문제는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교촌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외면은 실적으로 바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 1위(매출 기준) 자리를 지켜오던 교촌은 2022년 bhc에 1위 자리를 내주더니, 이듬해엔 BBQ에도 밀리면서 업계 3위로 밀려났다.
올해 실적도 들쭉날쭉한 상태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33억원과 119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3.8% 증가했다. 2분기는 상황이 달라졌다. 2분기 매출이 1139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교촌 측은 가맹지역본부의 직영 전환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교촌에프앤비가 실적 면에서 반등할 것이라 보고 있다. 3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4분기엔 사상 최대 분기 영업실적을 달성할 가능성도 점치는 분위기다. 교촌 측도 3년여 만에 권원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가운데 2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는 등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미운털에 '갑질' 이미지를 극복하고 업계 1위를 되찾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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