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고준 “공백기 4년? 병상서 1년, 목발 짚고 1년”
고준의 공백기는 부상 때문이었다. 고준은 “무릎 인대가 전방, 측부 다 끊어지고 뒤에 하나만 남았었다. 대수술을 두 번이나 하게 됐다. 활동이 많았는데,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때 인대가 끊어지면서 인생이 중단된 기분이었다”고 심각했던 부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자동차 광고 모델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첫 장면이 조깅을 하는 거라 촬영할 수가 없더라. 새로운 작품도 제의가 들어왔지만 액션이 너무 많아서 두어개 정도 고사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준은 공백기 동안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다스렸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뭘까. 고준은 “병상에 1년을 누워있고, 1년은 목발을 짚었다. 그때 새로운 감정을 배우게 됐다”면서 “오래 누워있으면 근손실과 우울증이 생긴다. 작품을 못 하게 되면서 우울했다. 항우울제를 처방받고, 상담 치료를 받는데 미술 치료를 권유해주시더라.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혼자 만화를 그리면서 노는 걸 좋아했던 게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어 “비사회적 성향의 유아였는데 유치원에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성당에 갔다가 파이프와 오르간 소리, 큰 신부님께 반해서 매일 미사에 나가며 사회성이 생겼다. 그러면서 병행한 게 미술과 예체능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내려놨더니 했었다는 것조차도 까먹고 있었다. 미술이 어마어마한 힐링을 주더라. 몰입해서 했다”고 설명했다.
고준은 지난 2월 미국 뉴욕 파크 웨스트 갤러리에서 개최된 한국 예술가 특별전에 작가로 참여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작가로 인정받은 것. 고준은 “단기간에 여러 작품을 그렸는데 뉴욕에 계신 분이 제 작업실을 보게 됐고, 뉴욕 전시회에 가면서 일이 커지더라. 작가 제안을 받았는데 실제 화가분들께 죄송스럽더라. 생업인 분들께 누가 될 수 없어서 제안은 감사했지만 거절했다”고 작가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그림은 힐링이 목적이다. 전시 기간을 잡고, 그림을 그리면서 일이 되어버리면 내겐 탈출구가 없어진다. 미술로 안정을 취하면서 어마어마한 효과를 봤고 지금도 유일한 나의 치료제”라고 거절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연기부터 미술까지 다재다능한 고준은 촬영에도 재능이 있었다. 2017년 연출한 단편영화 ‘아와어’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던 것. 고준은 “저는 제 이름 석자, 김준호를 세상에 명예롭게 알리고 가는 게 목표”라면서 “죽는 그 날까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역경 속에 있거나. 상처가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 단편영화는 무명이었던 친구들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명 시절 연기 학원을 오래 운영했다. 거기서 벌어들이는 모든 수입을 영화 제작에 사용했다. 처음엔 무명 배우들에게 영상 오디션용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줬는데 너무 효용성이 없더라. 그래서 글을 써서 단편 영화를 찍어줬다. 60여편을 찍었고, 영화제에 출품을 하다보니 칸에도 3편 진출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친한 지인이 외과 의사인데 신기술을 개발해 발표한다고 영상을 찍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6시간, 8시간을 한 번도 안 앉고 서서 집도하는 걸 봤어요. 어떻게 저렇게 집중할 수 있지 싶어서 제 일이 볼품없어 보였습니다. ‘형은 어떤 사명감으로 이렇게 힘든 일을 해? 이렇게 수술 두세 개 하면 거의 스무시간인데’라고 물었더니 ‘힘들지, 그런데 살려야 되잖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본인은 영화로 충전한대요. 그런 말을 들으니까 ‘나도 누군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구나’ 싶어서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현재는 잠시 단편영화 제작을 멈추고, 유튜브 채널 오픈을 준비 중이란다. 고준은 “학원 운영을 중단하니 (수익이 없어) 더 촬영을 못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영상을 소개하려는 건 단편영화가 아니어도 되겠더라. 유튜브는 글로벌로 공개되지 않나. 언더독들을 소개하는 게 목적이다. 연기로 번 돈, 미술 작품을 판 돈까지 다 제작비로 사용하고 있다. 제 뜻을 좋게 봐준 분들과 협업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명과 카메라, 편집용 컴퓨터를 갖추는 등 준비를 지금은 사비로만 진행하고 있는데 버겁다. 그래서 제가 더 잘나가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준은 또 “연기는 제 목표를 위한 도구 중 하나다. 제가 가진 재능 중 가장 큰 수익은 연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열심히 안 할 수 없고, 무조건 잘해야 한다. 누군가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하려면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어야 하는데 저 자신은 아직 미비한 것 같다”면서 “결과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배우를 안 할 생각도 있다.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다른 도구가 있다면 그걸로 언제라도 이동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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