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흥덕구 옥산면 농경지 피해 속출…배수 펌프 시설 확충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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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찾은 충북 청주 흥덕구 옥산면 들녘 곳곳은 밤사이 내린 200㎜가 넘는 집중호우에 물바다로 변해있었다.
최일구 옥산면 이장단협의회장(67)은 "새벽 0시30분부터 3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물폭탄에 논 절반 정도가 물에 잠겨 있는 상황"이라며 "농가 대부분이 수발아에 약한 '알찬미'를 재배하기 때문에 물이 빨리 빠지지 않으면 2차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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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면 들녘 곳곳 물에 잠기고, 축사 피해 발생
황종연 충북농협본부장, 피해 현장 찾아 지원 방안 논의
“새벽에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져 손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21일 찾은 충북 청주 흥덕구 옥산면 들녘 곳곳은 밤사이 내린 200㎜가 넘는 집중호우에 물바다로 변해있었다. 수확을 20여일 남겨 놓고 누렇게 익어가던 벼 이삭은 물에 완전히 잠겨 윗부분만 겨우 보일 뿐이었다.
최일구 옥산면 이장단협의회장(67)은 “새벽 0시30분부터 3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물폭탄에 논 절반 정도가 물에 잠겨 있는 상황”이라며 “농가 대부분이 수발아에 약한 ‘알찬미’를 재배하기 때문에 물이 빨리 빠지지 않으면 2차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근 신촌리에서 애호박 농사를 짓는 오원갑씨(64)는 “새벽 2시55분쯤 미호강으로 물이 빠지는 수문이 닫히면서 반대 방향인 시설하우스쪽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며 “불과 며칠 전부터 애호박 첫 수확을 시작했는데, 하룻밤 새 시설하우스 11동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고 허탈해했다.
8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 변상윤씨(71·소로리)는 “뒷산에서 쏟아진 토사가 배수로를 막아 물이 축사로 역류했다”며 “가축 분뇨에 오염된 물로 인해 소에게 병이 생길까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오창읍 여천리에서는 밤사이 내린 비로 불어난 소하천의 물에 둑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논을 덮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정태원 여천리 이장(63)은 “오래되고 약해진 부분에 불어난 물이 힘을 가하면서 둑이 터진 것 같다”며 “평소 부분적으로만 이뤄지는 정비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소하천 전체에 대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침수 피해를 본 농민들은 노후화된 배수 펌프장과 턱없이 부족한 배수 용량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상기후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오는 만큼 배수 시설 정비와 확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씨는 “물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인근 배수펌프장을 찾아갔더니 펌프 3대 중 1대가 작동을 하지 않아 어이가 없었다”며 “관리 주체인 수자원공사에 알아보니 펌프 장비가 30년이 넘어 노후화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집중호우가 심해지는데 내용연수를 훌쩍 넘긴 장비로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 협의회장도 “인근에 새로 펌프장이 들어섰지만, 3시간도 안 되는 짦은 시간에 쏟아진 집중호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최근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펌프장의 용량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황종연 충북농협본부장은 곽병갑 옥산농협 조합장 등 관계자와 함께 옥산면 현장을 찾아 피해 현황을 살피고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충북에서는 호우 특보가 발효된 20일 오후 9시부터 21일 오후 4시까지 청주 오창 가곡 234.1㎜, 증평 201.5㎜, 옥천 197㎜, 청주 177.4㎜, 음성 172㎜, 괴산 164㎜, 영동 142.5㎜, 충주 122.7㎜, 단양 114.5㎜, 보은 109.1㎜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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