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경주, 고도(古都)의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한 해안 산책로가 조용히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양남면 주상절리 해안에 조성된 ‘파도소리길’은 단순한 걷기 코스를 넘어, 자연의 역사와 풍경이 살아 있는 야외 지질 박물관에 가깝다.
수직으로 쪼개진 현무암 절벽과 부서지는 파도, 그리고 데크 위를 걷는 부드러운 발걸음이 한데 어우러지며 이 길은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경주시가 전면적인 정비 사업에 나서며 이곳은 ‘또 하나의 경주’로 재탄생 중이다.
화산의 흔적과 바다가 만들어낸 길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이곳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해안선을 따라 뻗은 주상절리 지형을 따라 걷는 1.7km의 산책로는,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진입부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연결되며, 데크, 황토길, 야자 매트, 판석 포장 등 다양한 재질로 구성돼 걷는 감촉이 단조롭지 않다. 길 중간에는 출렁다리(35m), 바다 전망대, 쉼터용 파고라와 경관 조명 등이 설치돼 있어 단순한 산책을 넘어 풍경 감상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구조를 이룬다.
세계가 주목한 지형, 유네스코가 인증한 자연 유산

양남의 주상절리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국내 대표적인 지질 관광지다.
특히 이곳은 수직형, 곡면형, 방사형 등 다양한 형상이 한 지대에 공존하는 매우 희귀한 형태로, 학술적 가치가 높아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걷는 내내 이어지는 바위 절벽은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수백만 년 전의 지질 활동을 압축한 기록이자, 경주의 또 다른 유산이다.
2025년, '보이는 것' 이상을 바꾸는 공사

경주시는 지난 1월 실시설계 완료 후, 5월부터 본격적인 현장 정비에 돌입했다. 총 4억 2천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주요 정비 구간은 기존 황토길, 침목 계단, 낡은 시설물 전반에 걸쳐 진행된다.
특히 보행자 안전을 위한 데크 교체와 경관 조명 보완, 잡초 제거 및 조경 개선이 함께 이뤄지며, 단순한 ‘보수 공사’를 넘어선 산책 경험 전반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목적은 ‘지속 가능한 명소’

정비 사업은 단순한 외형 개선을 넘는다. 경주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해안 트레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길의 구조뿐만 아니라, 시설 유지관리 계획과 방문객 편의를 고려한 접근성 강화, 그리고 야간 이용자를 위한 라인형 조명 추가 등이 포함돼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재정비되는 중이다.
올가을, 완공 이후의 모습이 기대되는 길

정비는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가을철 성수기 이후에는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탐방로로 새로운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경주의 전통적인 문화유산과는 결이 다른 이 길은, 자연 지형과 바다가 주는 감각적인 치유 요소로 젊은 층과 가족 단위 여행객 사이에서도 반응이 높다.
관광 전문가들은 “파도소리길은 기존의 유적지 중심 경주 관광과는 다른 감성을 제공하는 콘텐츠”라며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대표 명소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오늘 소개한 곳 외에도 경주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은데요. 하루 당일치기 코스 정리한 기사 있으니 참고하셔서 여행 계획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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