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에 주목, 새로운 원형 스타일의 스피커

UB+
dB1 doubleBASS

블루투스 스피커는 컴퓨터 업계의 액세서리를 넘어, 이제는 오디오 입문형 제품의 대명사가 되었다. PC 스피커계의 무선 옵션이 아니라 하이파이 입문자들의 최초 선택지가 된 것이다. 애초에는 중·저가의 편의성을 내세운 염가 제품들이 전부였지만, 현재는 루악, 제네바, 드비알레 같은 업체들이 블루투스 스피커의 고급화를 넘어 아예 전문화된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이런 견고하고 경쟁 심한 시장에, 또 하나의 도전장을 내민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UB 플러스(Plus)의 dB1 더블베이스(doubleBASS)라는 스피커이다.

우리에게는 제법 낯선 새로운 브랜드인, UB 플러스는 싱가포르의 블루투스 스피커 전문 업체로 킥스타터 같은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내놓으며, 블루투스 스피커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전통적인 하이파이 업계에 뿌리를 둔 경력보다는, 다국적 기업의 블루투스 스피커 설계 경력을 지닌 엔지니어가 직접 자신의 브랜드를 선보인 스타트업인 셈이다. UB 플러스의 스피커들은 공통적으로 공처럼 생긴 구체 형태의 스피커 모양을 갖고 있다. 리뷰 모델인 dB1에 앞서 지난 2019년 킥스타터에서 공개한 E2가 그러했다. dB1은 성공적 펀딩을 거둔 E2의 후속 모델로, 2년에 걸친 기술 개발 끝에 지난해에 공개된 UB 플러스의 신작 모델이다.

동그란 공처럼 생긴 dB1은 얼핏 봐서는 드비알레의 팬텀을 카피한 복제품처럼 보이지만, 이미 원형이자 구 형태로 제작된 스피커들은 사실 드비알레뿐만 아니라 엘립손이나 카바세 같은 여러 스피커 업체들이 내놓은 공통적인 형태일 뿐이다. UB 플러스가 공 모양의 스피커 캐비닛을 사용한 것은 당연히 단순 외형 디자인을 위해서, 또는 타사의 스피커 디자인을 카피한 결과물이 아니다. 제작자에 따르면 음향 기술적인 이유로 택한 것인데, 그 시작점은 헬름홀츠 레조네이터에 뿌리를 두고 있다. 헬름홀츠 레조네이터란 둥그런 공 형태의 내부가 빈 구체에 좁은 음도를 만들면, 음도의 길이와 공 형태의 내부 부피의 크기에 따라 특정 주파수에서 진동이 발생하는 공진 현상을 일으키는 공명기이다. 즉, 비교적 작은 체구에서도 구조적 설계에 따라 매우 낮은 주파수에서 공진이 발생되어 소리를 내게 된다는 원리이다. UB 플러스는 이 원리에 맞춰 스피커를 구체 형태로 만들고, 내부에 우퍼를 넣어 작은 크기의 캐비닛에서도 꽤 깊은 저음을 어렵지 않게 발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dB1은 이런 헬름홀츠 레조네이터를 몸체로 하고, 스피커 내부에는 4.5인치의 미드·베이스 유닛을 넣어 저음을 재생하도록 했다. 스피커의 측면에 달린 2개의 유닛은 실제 우퍼가 아니라 스피커 내부의 미드·베이스에서 발생된 저음을 헬름홀츠 레조네이터 원리를 통해 발생된 저음의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하는 패시브 라디에이터이다. 40W 출력의 앰프가 4.5인치의 미드·베이스를 울리고, 헬름홀츠 레조네이터 원리를 통해 2개의 패시브 라디에이터로 저음을 내주기 때문에 이런 작은 크기에서도 상당히 깊은 저음을 크게 낼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고역은 전면에 달린 소프트 돔이 담당한다. 20W 출력의 앰프가 더해진 고역을 통해 2웨이로 설계된 dB1은 40Hz-20kHz까지의 폭넓은 주파수 대역을 제공한다. 덕분에 크지 않은 작은 공 같은 외형에서는 전혀 예상되지 않는, 꽤나 인상적인 저음과 파워풀한 에너지, 그리고 다이내믹스까지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dB1은 단순한 블루투스 스피커 같지만 재생 방법에 따라 4가지 정도의 동작 모드를 제공하여, 다채로운 활용 방법을 연출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한 단순 블루투스 스피커로 동작하는 모노럴 구조의 단일 스피커 재생 모드이다. 두 번째 모드는 TWS(True Wireless Stereo) 모드로, 2개의 dB1을 무선으로 연동하여 각각 좌·우 채널 재생의 스테레오 스피커로 동작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최대 8대까지 dB1을 마스터 스피커와 클론화할 수 있는 매트릭스 모드도 제공한다. 마지막 네 번째는 파일 재생 모드로 후면의 USB C 단자에 USB 메모리 등을 연결하여 파일 재생을 할 수 있다.

기본 조작은 간단하며, 상단의 노브 및 스위치 외에도 전용 앱을 설치하면, 앱을 통해 좀더 편리한 조작을 할 수 있다. 다만 스트리머가 아닌 블루투스 스피커이므로, 앱에서 특별한 네트워크 기능들은 제공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EQ 모드를 지원하여, 재즈, 팝 등 지정된 프리셋 모드나 베이스, 미드, 트레블을 직접 수치 조절할 수 있게 해놓았다.

dB1의 사운드는 꽤나 힘차고 다이내믹하다. 최대 음압 93dB를 자랑하는 스펙에 걸맞게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역 에너지는 매우 인상적이다. 기본 재생만으로도 충분히 큰 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중역의 명료도나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 중·고역은 저음과 자연스러운 밸런스를 만들어 음악의 역동성을 충분히 표현해주면서도 시끄럽거나 지나친 밝기를 억제하여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소리를 내준다. 다만, 저음이 잘 나온다고 해서 너무 볼륨을 높이게 되면 수준 이상의 대음량에서는 밸런스가 깨질 수 있으니, 그 점만 주의하면 항상 안정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UB 플러스의 dB1은 매우 인상적인 디자인과 높은 가격 대비 가치를 지닌 사운드로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가져다 줄 듯하다. 글 | 성연진(audioplaza.co.kr)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46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