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견 조선사가 무인수상정 건조에 뛰어든다. 자위대와 미군 납품을 겨냥한 행보다.
일본의 중견 조선사가 자위대와 미군 납품을 목표로 무인수상정(USV) 건조에 나선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효고현 고베시에 본사를 둔 오노미치 조선이 미국 방위 스타트업 불워크 다이내믹스가 개발하는 무인수상정을 일본 내 거점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그간 유조선 건조 등으로 쌓아온 조선 기술을 무인 함정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목표 시점과 규모도 구체적이다.

"2028년까지 30~50척 건조 체계"
이 회사는 2028년까지 무인수상정 30~50척을 건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상 드론이라고도 불리는 무인수상정은 원격 조종이나 자율 항해가 가능해 조종사가 승선하지 않아도 운항할 수 있는 무인 선박이다. 불워크 다이내믹스는 최근 오노미치 조선과 미국 펀드 등으로부터 총 680만달러, 우리 돈 약 91억원을 투자받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심 20cm에서도 물자를 나른다"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은 자율 항행하는 소형 수송선이다. 물과 식량, 연료, 의료품, 탄약 등을 실은 컨테이너를 목적지까지 운반한다. 항만 시설이 없는 모래사장으로도 보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수심이 20cm만 돼도 수송이 가능한 구조다. 첨단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어기술을 탑재해 GPS에 의존하지 않고도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 군수품 수송은 물론 재해 시 구호물자 수송에도 쓸 수 있는 이중 용도가 될 전망이다.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이라는 벽"
다만 미군 납품에는 제도적 장벽이 남아 있다. 미국은 국내 항구 간 운송권을 자국 선박에만 주는 '존스법'과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법'을 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건조한 선박을 미군에 납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일본산 무인수상정의 미군 납품 가능성도 거론된다.

무인수상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번 사례는 보급이라는 다른 축을 겨냥한다. 조선 기반이 탄탄한 나라가 무인 함정 생산으로 방향을 트는 흐름은 한국 조선·방산업계에도 남 일이 아니다. 미국의 건조 규제 완화 여부가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다. (사진 출처=오노미치 조선, 연합뉴스, 다음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