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게임 북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정통적인 TRPG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홍마관의 식구들(파츄리, 레밀리아, 플랑드르, 사쿠야)이 우연히 발견한 게임북을 함께 플레이한다는 설정으로, 플레이어는 레이무를 조작해 사라져 버린 마리사의 행방을 찾아 책 속을 탐색하게 되죠.
지난 8월 도쿄에서 진행된 CLE의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플레이어 자신도 이 게임에 직접 참가한 사람입니다. 4명의 캐릭터들은 특정 선택이 필요한 구간(예를 들면, 레벨업 시 어떤 혜택을 고를 것인지 등)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의견을 내며, 어떤 의견을 선택하는지는 플레이어의 손에 달려 있죠.
이러한 설정만 이해하고 나면, 나머지 게임플레이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내레이터가 알려주는 게임 상황에 맞춰, 이 문을 열어볼지, 계단을 타고 다음 층으로 올라갈지 등을 선택하며 마치 혼자서 TRPG를 즐기듯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전투 뿐 아니라 의사 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봉인된 문을 강제로 열거나 할 때에도 주사위를 이용하게 되죠. 화면 오른편에는 주사위 값에 따라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알려주는 UI가 존재하고, 언제나 높은 숫자만 나오는 것도 좋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문의 봉인을 푸는 데 너무 숫자가 높게 나올 경우 일정 수준의 체력이 깎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게임북을 플레이하는 홍마관의 식구들은 저마다 특정 상황에서 짤막한 대사를 치기도 하는데, 잘 찾아 보면 다음 퍼즐을 풀기 위한 실마리를 알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이처럼 게임은 가상의 플레이어와 함께 TRPG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0여 분 정도 제공된 시연 동안 많은 구간을 플레이할 수는 없었지만,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자신이 추구한 'TRPG를 플레이하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는 성공한 모습입니다. 다만, 대사 지문이 등장하거나 선택지를 선택하는 등 모든 상호작용의 속도가 다소 느린 편이라, 빠릿빠릿한 전개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조금 답답함을 줄 수 있습니다.
동방 프로젝트의 팬이라면 세계관 속 주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팬이 아닌 TRPG 팬이라도 손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은 높은 편입니다.
주사위와 운을 통해 헤쳐나가는 모험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이머라면, 친구들 모을 필요 없이 느긋하게 앉아 TRPG를 즐기고 싶다면,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