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심히 짧았던 대회였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즐겁게 추억 쌓고 왔어요.
개인 SNS에 올린 후기입니다.
5월 10일, 서울 화이트런 10K 후기
오늘은 원래 전주대회를 함께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대선으로인해 미뤄진 일정에 5월 10일 참가 가능한 대회를 찾다가 화이트런 기부마라톤을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새벽 4시 30분 대전시청에서 일행들과 만나 서울로 출발했다. 전날부터 오던 비는 새벽까지도 그치지 않았고 우중런은 하기 싫다는 마음으로 서울로 향했다. 주말새벽이라 그런지 교통 정체 없이 무사히 평화의광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회장이 바로 보였다. 규모가 워낙 작은 대회이다보니, 주차장도 텅텅이라, 출발선에서 30m정도 거리를 두고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덕분에 추위에 떨면서 대회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 너무나 행복했다.. 추위에 쥐약이라..
규모도 크지 않고 상금도 기부로 진행되는 대회였기에, 포디움을 기대하고 오긴 했지만, 슬슬 보이는 고수들의 풍모에 어김없이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뭐가 되었든 나만의 러닝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레이스 스타트.
사실 주로는 썩 좋은 편이 아니였다. 나름 오르내림이 있는 길이 존재했기에 달리는 맛은 있었다.. 다만 포장되어 있지 않은 도로라 흙길이 꽤 젖어 있어, 오늘의 레이스화인 내 메스엣에 애도를 표하며 열심히 달려냈다. 첫 5km를 선두로 도로를 안내하는 자전거와 함께 달릴 수 있었지만, 반환점을 지나며 힘이 떨어져 최종 2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사실 뛰는 동안 시계를 체크하지 않았다. 페이스가 올라가고 내려가는건 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왠지 시계에 보이는 페이스를 보면 마음이 꺾일것만 같아서 일단 최선을 다해서 완주하자고 생각하며 달렸고 결승점에서 시계를 멈췄는데.. 지금 몸상태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33분대가 찍혀있었다. 눈을 의심하며 기록을 살펴보니 거리가 거의 6~700m는 짧았다. 너털 웃음이 났지만 뭐... 기록증에 찍혀있는 것을 보니 그리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열심히 연습해서 언젠가는 정식으로 10K 33분 주자가 될 수 있기를, 평균 페이스는 337로 3월의 시기만큼은 아니지만, 몸이 차차 좋아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일단 서울하프때보다 1초 가량 빨랐으니까. 10Km를 끝까지 달렸다면 아마도 36분대 초반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스스로를 믿으며 너무 조급하지 않고 꾸준하다면 결국 성과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제 다음주 서구청장 10K 그리고 커플런! 성실한 자세로 연습하는 파트너분을 위해서 그리고 내 스스로를 위해서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해서 레이스에 임해야겠다. 다음주는 깨끗한 음식으로 준비해봐야겠다. 봄시즌 꾸준히 파이팅!
대회가 끝나고 서울에 온 김에 가고 싶었던 라멘집도 가고 더 현대에서 실컷 구경도 하고 아이스크림과 빵도 먹고 일행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려왔다. 이런게 런트립의 묘미아닐까. 등산을 이런게 좋아서 했었는데 러닝을 취미로 삼은 이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곤 생각치 못했는데 또 하나의 재미를 찾은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