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도심의 열기가 짙어질수록 사람들이 찾는 곳은 더 조용하고 더 푸르러야 한다. 에어컨 아래에서 쉴 틈 없는 일상보다 나무 그늘 아래를 천천히 걷는 시간이 더 깊은 휴식을 주는 계절이 여름이다.
그런 여름날, 대구처럼 기온이 높기로 유명한 도시 안에서도 의외로 시원하고 평탄한 걷기 길이 있다는 건 반가운 발견이다. 햇살은 머리 위로 쏟아지지만 나무는 끊임없이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은 숲 사이를 누비며 땀을 식혀준다.
길이 복잡하지 않고 고요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도심의 소음이 멀어진다. 자연이 품은 길은 오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경사가 심하지 않고 안내도 잘 되어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도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라는 점에서 접근성도 뛰어나다.

걷는 동안 마주치는 초록은 종류를 달리하며 다채로운 풍경을 선물하고, 길마다 다른 이름이 붙은 산책 구간은 걷는 재미를 더한다.
무더위 속에서도 선선한 공기와 함께 도심을 벗어나 걷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여름 길로 떠나보자.
앞산자락길
“한여름에도 걷기 좋은 앞산자락길, 공룡 발자국까지 나온다고?”

대구 남구에 자리한 ‘앞산자락길’은 총길이 8km로, 평균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40분이며 비순환형 코스다.
이 길은 고산골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출발해 달비골 청소년수련관까지 이어지며, 전 구간이 비교적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어 도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완주할 수 있다.
전체 코스는 메타세쿼이아길, 맨발산책길, 이팝나무길, 호국선열의 길, 꽃무릇길, 소원성취길로 총 6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구간마다 안내 표지판이 잘 설치돼 있어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천천히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걸을 수 있다.
코스의 출발점인 ‘고산골 메타세쿼이아길’(대구 남구 용두2길 43)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숲길로, 이곳에서는 중생대 백악기 시절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발자국 화석도 관찰할 수 있다.

걷기 길 그 자체로도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지만 곳곳에 마련된 역사적·생태적 볼거리가 산책의 의미를 더한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강당골 구간에는 이팝나무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계절마다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또 산책로 중간 지점에 위치한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5분 만에 앞산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어 도보 외에도 색다른 관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걷는 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은 ‘맨발산책길’ 구간에서 절정을 이룬다. 지압보도를 따라 맨발로 걷는 길에는 손발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와 먼지를 털 수 있는 에어건이 설치돼 있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맨발 걷기 체험은 자연 속 건강한 일탈로 여겨질 만하다. 전체 코스는 고산골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시작해 수덕사, 맨발산책길 입구, 케이블카, 충혼탑, 안지랑골을 지나 매지골 황룡사까지 이어진다.

편의시설은 다소 제한적이다. 식수는 사전에 반드시 준비해야 하며 매점 등 음식이나 생수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대중교통으로는 대구 지하철 1호선 교대역에서 하차한 후, 대구교육대앞 정류장에서 349번 버스를 이용해 고산골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접근이 가능하다.
앞산자락길은 무더운 여름 속에서도 자연이 선사하는 시원함과 고요함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다. 도심 속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조용한 걷기 여행을 찾고 있다면 가장 푸르고 평탄한 길로 손꼽을 수 있는 앞산자락길로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