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충청남도 천안에 자리한 현대자동차 글로벌 러닝센터(이후 현대자동차 GLC)에서 현대 일렉시티 타운을 만났다. 직접 둘러본 일렉시티 타운은 넉넉한 배터리 용량과 쾌적한 실내, 탑승객과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여러 장비가 돋보였다.
글 최지욱 기자( jichoi3962@gmail.com)
사진 현대자동차, 최지욱

최근 전기 버스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보급이 가장 활발한 중국에서는 지난해 13만8,000대가 팔렸다. 2021년(약 7만6,000대)보다 81.5% 올랐다. 그중 소형 모델이 9만3,000대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미국 전기 버스 판매량은 전년(3,168대)보다 66% 증가한 5,269대. 유럽은 2021년 3,282대, 지난해 4,152대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9년 550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1,028대, 이듬해엔 1,275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1,746대가 운수 업체의 선택을 받았다. 그중 중국산 버스의 판매 비중이 약 39%를 차지하며 국산 제조사를 위협했다.

오늘 소개할 일렉시티 타운은 중형 저상 시내버스다. 밑바탕인 일렉시티(11m)보다 길이를 2m 줄여 도심 주행에 최적화했다. 여기에 아이오닉 5에서 가져온 대용량 배터리 세 개, 다양한 편의장비를 더했다. 과연 일렉시티 타운은 경쟁 차종을 압도할 수 있는 상품성을 지녔을까?
승객 배려 돋보인 일렉시티 타운




일렉시티 타운은 41인승(탑승객 18, 운전자 1, 입석 22명) 또는 25인승(탑승객 18, 운전자 1, 입석 6명) 두 가지로 나온다. 내부에 들어서자 쾌적한 공간, 승객 편의를 고려한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모든 좌석 벽면에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USB 단자를 한 개씩 마련했다. 지붕에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와 고성능 공기청정기를 달았다. 각 도어 옆엔 초음파로 문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는 센서를 심었다.




교통약자를 위한 설계도 돋보인다. 중문 아래에는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했다. 오른쪽 앞뒤 서스펜션을 낮추는 닐링(Kneeling) 기능도 갖췄다. 노약자석 자리에는 접이식 시트를 설치했다. 좌석을 접으면 유모차 또는 휠체어 등을 고정할 수 있다. 장애인용 하차벨을 누르면 전용 부저음과 계기판 오른쪽에 뜨는 ‘STOP 장애인용’ 경고등으로 운전자에게 주의를 준다.



일렉시티 타운의 배려는 승객석에서 끝나지 않는다. 운전석에는 열선 기능을 갖춘 인조가죽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시인성 좋은 디지털 계기판을 달았다. 오디오와 전자식 기어 버튼, 주차 브레이크, 각종 스위치는 운전자 손닿는 곳에 배치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의 현위치와 상태, 전력 사용량, 운전 습관, 정기 점검 리포트, 충전 및 가동률 분석 등을 띄우는 ‘블루링크 플리트(BlueLink Fleet)’도 지원한다.



엔진이 있던 자리에는 ZF가 만든 300㎾(약 407마력) 싱글 모터가 들어간다. 최대토크는 138.6㎏·m. 주행 상황에 따라 최고출력을 140㎾(약 190마력) 또는 160㎾(약 217마력)로 제한하는 ‘듀얼 파워(Dual Power)’ 기술을 담았다. 또한, ‘EHS(Easy Hill Start)’를 넣어 언덕 출발 시 차체 밀림 현상을 막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80㎞.


지붕 위에는 SK 이노베이션이 만든 72.6㎾h 배터리 세 개를 얹었다. 총 용량은 217.8㎾h. 1회 충전으로 최대 350.2㎞를 달릴 수 있다. 우리나라 마을버스 평균 운행 거리가 20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넉넉한 수치다.


차체 뒤편엔 충전구 두 개를 심었다. 0→80%까지 33.1분 만에 배터리를 채운다. 0→100%까지는 완속 충전만 지원한다(22.1분). 완충까지 걸리는 총 시간은 55.2분. 급속 충전은 배터리 충전기 두 개를 모두 꽂아야 진행할 수 있다.



겉모습은 일렉시티와 비슷하다. 얼굴에 7개의 LED로 구성한 주간 주행등(DRL)과 원형 헤드램프, 방향지시등을 달았다. 대신 헤드램프 주변을 유광 블랙으로 마감했다. 더불어 범퍼 아래에 파란색 띠를 그려 차별화했다. 뒷모습은 4구 타입 LED 리어 램프, 블루 스트라이프 세 개로 마무리했다. 도어 옆에는 비상 시 문을 수동으로 열 수 있는 레버를 넣었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9,045×2,490×3,400㎜. 휠베이스는 4,420㎜다. 일렉시티와 폭, 높이는 같지만 길이와 휠베이스는 1,950, 980㎜씩 짧다.
직접 타본 일렉시티 타운, 주행 느낌은?
이번엔 일렉시티 타운을 직접 타보고 체험할 시간. 시승은 현대자동차 GLC 내에 자리한 주행 시험장에서 진행했다. 이동 속도는 시속 40㎞.

전원(시동) 켜는 방법은 기존 내연기관 버스와 약간 다르다. 먼저 운전대 왼쪽에 심은 저전압 릴레이 버튼을 누른 뒤 키를 돌려야 한다. 기어는 저전압 릴레이 스위치 위에 자리한 버튼으로 바꿀 수 있다. 단 정지 상태에서 D(전진) 또는 R(후진)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N(중립)단을 거쳐야 한다.



일렉시티 타운과 내연기관 버스의 차이는 정숙성에서 크게 체감할 수 있다. 공회전 상태에서는 고요한 적막만 맴돈다. 거친 숨을 내쉬며 출발하는 디젤 버스와 달리 소리 없이 매끄럽게 육중한 차체를 이끈다. 모터에 전기가 흐르는 순간부터 최대토크를 뱉는 전기차답게 속도 붙이는 과정도 빠르다. 크기만 클 뿐. 주행감각은 요즘 나오는 여느 전기차와 사뭇 비슷하다. 일렉시티보다 짧은 차체 길이, 축간거리 덕분에 코너도 여유롭게 돌아나간다.

흔히 버스하면 ‘우당탕’하는 승차감을 먼저 떠올릴 듯하다. 차체 아래에 탄탄한 판스프링을 심은 결과다. 그러나 일렉시티 타운은 에어 서스펜션을 지녀 기존 시내버스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노면이 불규칙한 구간을 지날 때도 충격, 진동 등을 부드럽게 삼킨다. 쉬운 승·하차를 돕는 차고 높낮이 조절 기능도 담았다.


내연기관 버스 또는 트럭에는 유압식 보조 브레이크인 리타더(Retarder)가 들어간다. 반면 일렉시티 타운에는 여느 전기차처럼 회생제동 시스템을 넣었다. 리타더와 마찬가지로 운전대 오른쪽에 자리한 레버를 통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단계는 0~2까지 총 세 개. 1·2단 모두 강한 제동력을 제공한다. 회생제동 시 승객 몸이 크게 쏠리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쾌적함이 강점인 현대 일렉시티 타운. 고객의 편안함과 안전을 고려한 편의장비 및 설계,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돋보였다. 국내 시내버스 평균 운행 거리(약 200㎞)보다 긴 1회 충전 거리도 장점이다.
일렉시티 타운은 아직 출시 전으로 현재 경기도 부천시, 부산광역시,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추후 일렉시티 타운이 믿고 탈 수 있는 편안한 대중교통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