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말, god의 시작은 ‘갓식스’라는 혼성 6인조였다.


하지만 IMF 사태로 소속사는 극심한 자금난에 빠졌고, 멤버들은 서울이 아닌 일산 변두리 산속 반지하 숙소로 쫓기듯 옮겨갔다.

초기엔 식비와 연습비가 조금씩 지원됐지만, 곧 모든 지원이 끊기며 멤버들은 라면 두 개로 하루를 버티거나, 인근 밭에서 서리를 하거나, 심지어 수돗물에 고추장을 풀어 끓여 먹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6개월을 버티던 중, 기획사는 “이제 다 흩어졌겠지” 하고 숙소를 찾았다가, 거지꼴이 된 네 멤버가 여전히 모여 사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다.

대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뷔시키겠다” 약속했고, 박진영이 프로듀서로 합류하면서 남성 5인조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구미 출신 고등학생 김태우가 막내로 합류하게 된다.

문제는 김태우가 들어오면서 오랫동안 함께 연습하던 여자 보컬이 빠지게 된 것.
남은 네 멤버는 의리를 지키겠다며 “김태우를 못살게 굴어 내쫓자”는 결심을 했다.
첫날부터 말 한마디 걸어주지 않았고, 먹을 게 귀한 상황에서 케이크를 먹었다고 야단을 치며 눈물까지 흘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 텅 빈 냉장고를 본 김태우가 “엄마가 비상금으로 주신 돈이 있다”며 15만 원을 내놓았다.
그 시절 한 달 생활비가 3~4만 원 수준이던 멤버들에게 15만 원은 큰돈이었다.
그날 이후 멤버들은 김태우에게 마음을 열었고, ‘막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데뷔 후에도 god의 생활은 빠르게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1집 ‘어머님께’가 히트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과거 못 먹고 자란 한이 폭발해 재계약 시 ‘식사 무제한’ 조항을 넣었고, 결국 6개월 식비가 2억 원에 달하는 ‘전설’이 탄생했다.
박진영은 “그만 좀 먹어!”라며 분노했지만, 박준형은 계약서를 들이밀며 “먹는 건 터치 안 하기로 했잖아요!”라고 맞받아쳤다.

김태우는 지금도 god에서 영원한 막내로 통한다.
멤버들은 “사적으로는 한 번도 싸운 적 없다. 일할 때만 다투고, 그 외엔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한다.
가난과 오해로 시작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난 신뢰와 우정이 있었기에 god는 25년을 함께 걸어올 수 있었다.
모든 사진 출처: 이미지 내 표기
Copyright © by 뷰티패션따라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컨텐츠 도용 발각시 저작권 즉시 신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