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뛰어든 2040 첫 질문.."100호 그림 얼마나 큰거죠?"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송경은 2022. 1. 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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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미술시장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예술작품을 소비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연재를 시작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는 물론 요즘 '핫'한 작가들의 화제작과 주목할 만한 전시·박람회, '아트테크(아트+재테크)' 관련 상식까지 다양한 미술계 정보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이제 막 미술을 접하는 입문자도 이 설명서 하나면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회화 작품의 크기는 캔버스 규격을 의미하는 호수에 따라 정해진다. 호수는 작품을 거래할 때 호당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이 된다. 사진은 지난해 1월 22일부터 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린 송승은·오지은·이미솔 작가 3인전 `오늘, 순간, 감정` 전시장. 맨 왼쪽에 전시된 작품과 중앙의 정면에 보이는 작품이 100호다. /사진=송경은 기자
[아트마켓 사용설명서-1] 회화 작품을 소개할 때 작품명과 제작연도 뒤에 흔히 따라붙는 것이 작품의 크기다. 크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 단위로 표기될 때도 있지만 종종 이를 생략하고 30호, 50호, 100호 같은 호수로 표기되기도 한다.

호는 캔버스(유화를 그릴 때 쓰는 평직물) 규격을 가리킨다. 나무틀 크기에 따라 호수가 정해지는데 1호는 가로세로 길이가 22.7×15.8㎝다. 이 같은 호수는 19세기 중후반 무렵 인상파 화가들에 의해 도입돼 현재까지도 국제적인 관례로 통용되고 있다. 국가마다 약간의 규격 차이는 있다.

호수는 회화 작품을 거래할 때 더 많이 쓰인다. 그림의 단가를 매기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호당 10만원이라고 하면 50호 작품은 500만원이 되는 식이다. 신진작가 작품은 보통 호당 5만원부터 시작하고 유명 화가라면 호당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어떤 작가의 작품가를 말할 때는 보통 100호를 기준으로 한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면 소품일수록 호당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고 100호 이상은 일정한 가격이 매겨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작품 크기가 커질수록 호당 가격도 20~30%씩 낮아진다.

하지만 작품의 종류나 작가 방침에 따라 반대로 소품의 호당 가격이 낮은 경우도 있고, 노동력이 많이 투입된 작품은 작품 크기가 아무리 크더라도 호당 가격이 높게 유지되기도 한다. 사실상 작품의 호당 가격에 정해진 규칙이 없는 셈이다.

통상적인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같은 작가의 동일한 수준 작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50호 가격은 10호의 2.8~3.5배, 100호 가격은 10호의 4.5~5배 수준에서 책정된다.

그런데 그림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50호, 100호가 대체 어느 정도 크기인지 쉽게 가늠이 가지 않을 수 있다. 50호는 10호의 5배, 100호는 10호의 10배처럼 일정한 배수로 이뤄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호는 22.7×15.8㎝지만 10호는 53.0×45.5㎝, 30호는 90.9×72.7㎝, 50호는 116.8×91.0㎝, 100호는 162.2×130.3㎝다. 면적을 토대로 비교하면 10호는 1호의 6.7배 정도가 되고 30호는 1호의 약 18.4배, 50호는 1호의 약 29.6배가 된다. 100호는 10호의 8.8배 수준이다.

또 그림 형태에 따라 같은 호수 안에서도 약간의 크기 차이가 있다. 국내를 기준으로 하면 캔버스 형태는 인물(Figure·F)형, 풍경(Paysage·P)형, 해경(Marine·M)형, 정방(Square·S)형 등 총 4가지로 나뉜다.

인물형을 기준으로 풍경형은 세로 길이가 더 짧고 해경형은 풍경형보다도 세로 길이가 더 짧다. 좀 더 가로로 널찍한 파노라마 장면에 가까운 것이다. 정방형은 말 그대로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형태다.

100호를 예로 들면 어떤 형태든 가로 길이는 모두 162.2㎝이고 세로 길이의 경우 인물형은 130.3㎝, 풍경형은 112.1㎝, 해경형은 97.0㎝, 정방형은 162.2㎝가 된다. 같은 호수 그림이라고 해서 같은 면적의 그림이라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이처럼 '호수=크기'가 성립하지 않는 문제 때문에 미술계 안팎에서는 호당 가격의 한계를 느끼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호당 가격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작품당 가격을 매겨 거래하는 갤러리나 작가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한편 국내 캔버스 호수 표에서는 9호, 70호처럼 중간에 존재하지 않는 호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제작되지 않는 크기라는 뜻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이런 크기의 작품은 작가 주문 제작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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