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계 대상자에게 징계위원 명단 비공개는 위법"
[경향신문]

징계 대상에 오른 군인에게 징계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군인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징계위원 명단 비공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근신 10일의 징계처분을 받자 이듬해 징계위원 성명과 직위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국방부는 옛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징계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징계위원의 직위만 공개하고 성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옛 정보공개법 9조1항5호는 ‘인사관리에 대한 사항이나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A씨는 징계위원에 대한 기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징계위원들의 성명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국방부는 지난해 9월 A씨가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징계가 확정된 만큼 이제와 기피권을 행사할 수가 없고, 소송 진행 과정에서 징계위원 명단을 구두로 알려줬다며 소송의 실익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A씨가 해당 정보를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정보공개법에 의한 공개라고 볼 수 없다”며 “정보 비공개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했다. 소송을 각하해달라는 국방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징계위원 명단은 옛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정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비공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는 군인사법 등에 규정된 징계 대상자의 기피신청권 등을 들었다. 군인사법은 ‘징계 대상자는 징계위원회의 위원에게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위원회에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또 징계 대상자를 징계위원회에 출석시켜 충분한 진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징계 대상자는 징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징계위원의 직위, 계급 및 성명을 확인함으로써 징계위원회가 적법하게 구성되었는지 여부와 징계위원의 제척·기피사유 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원고에게 징계위원의 성명이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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